
6세대(6G) 이동통신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저궤도 위성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2018년 세계 최초로 5G 시대를 연 한국이 6G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주파수를 써 ‘6G로 가는 징검다리’로 불리는 5G 28㎓ 사업도 좌초 직전이다. 유일한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지난해 11월 이 대역의 기지국 구축 작업을 중단했다. 사실상 28㎓ 사업을 포기한 셈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28㎓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받아 이 대역 사업에서 손을 뗐다.
중국도 국가 차원에서 6G 기술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국유기업인 중국우주항공과학공업그룹은 최근 6G 주파수 대역인 ㎔(테라헤르츠·1㎔=1000㎓) 대역에서 100G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선 전송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3위 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이 “2025년 내 6G 기술 연구를 완료하고 2030년 상용화하겠다”고 공표했다.
국내에서도 6G와 관련한 기술을 축적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이날 발표한 ‘지능형 반사 표면(RIS) 기술’이 대표적인 사례다. 6G 주파수는 대역폭이 넓어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지만 파장이 짧아 장애물이 있는 환경에선 약해지기 쉽다. LG유플러스는 인위적으로 전파를 반사, 흡수, 투과할 수 있는 RIS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 기업의 이런 시도가 ‘실험실 기술’이란 꼬리표를 떼기 힘들다는 데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RIS 기술을 6G 전반에 적용하기 위해선 저궤도 위성통신 실험이 필요하다”며 “저궤도 위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뮬레이션 단계를 넘어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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