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영향 측면에서 장시간 근무시간의 기준은 주 55시간이다. 주 55시간 이상 장시간 근무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ILO가 공동으로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16년 사이에 주 55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심장병 사망자는 42%, 뇌졸중 사망자는 19% 증가했다. 이를 토대로 WHO는 2016년 한 해에 주 55시간 장시간 근무로 인한 뇌졸중과 허혈성 심장병으로 사망한 사람이 74만5000명이라고 추정했다. 2021년 추가 연구에서는 주 49~54시간 일할 때도 주 35~40시간에 비해 뇌졸중 발병 위험이 1.13배 증가하기 시작하고, 주 55시간 이상 근무하면 1.35배까지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당뇨병이 허혈성 심질환을 1.47배 높이고, LDL 이상지질혈증은 1.74배 높이는 것에 근접하는 위험 수준이다.
이뿐만 아니라 표준 근무시간과 비교했을 때 장시간 근무는 불안증, 불면증, 위험 음주에도 영향을 준다. 또 유산 확률이 1.38배, 조산 1.21배, 저체중 출생 가능성이 1.43배나 높아진다. 사고 위험도 하루 12시간 근무할 경우 8시간 근무에 비해 2배나 높아진다.
환자의 건강을 관리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주 55시간 미만으로 일해야 하고 좀 더 건강하려면 한국이 2011년 비준한 ILO 35호 권고대로 주 40시간까지 일해야 한다.
조정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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