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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병자' 이탈리아, 노동개혁 시동

입력 2023-05-02 18:30   수정 2023-05-03 01:17

경직된 노동시장과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려온 이탈리아가 노동시장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기본소득을 축소하고 계약직 고용 조건을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야당과 노동조합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재정 지출을 줄이면서 노동 의욕을 고취해야 한다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의지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멜로니 총리는 노동절인 1일(현지시간) 내각회의를 열어 이탈리아의 기본소득 격인 ‘시민소득’을 축소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노동시장 개혁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시민소득은 이탈리아 정부가 2019년 도입했다. 일자리를 잃더라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18~59세 빈곤층의 시민소득을 현재 가구당 평균 월 550유로(약 81만원)에서 내년 1월부터 월 350유로(약 51만원)로 삭감한다. 시민소득 수령 기간은 최대 12개월로 제한한다.

이번 개편안에는 기업이 12개월에서 24개월 사이의 단기 계약직 고용을 더 수월하게 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존에는 계약직 고용 인원이 전체 정규직의 20%를 넘을 수 없었다.

멜로니 총리는 내각회의를 마친 뒤 “우리는 일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 시민소득을 개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집권한 멜로니 총리는 “시민소득 제도가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키우고 청년들의 노동 의욕을 떨어뜨린다”며 혜택 축소를 주장해왔다. 시민소득에 지출한 정부 재정은 지난해 80억유로(약 12조원)에 달한다.

김리안/박신영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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