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여행객들이 여행 가방은 다시 열었어도 지갑은 열지 않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최근 노동절 연휴를 맞아 중국인들이 대거 여행에 나섰지만, 소비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덜하다는 것이다. 엔데믹(풍토병화)에 여행은 자유로워졌으나, 경기 위축에 한국 등 해외여행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국내 관광 수입은 1480억5600만위안(약 28조원)으로 2019년 대비 0.66% 증가에 그쳤다. 관광객 수는 약 20% 증가하는 동안 수입은 1%도 증가하지 않는 셈이다.
로이터는 "코로나19 이전보다 관광객 수는 더 높지만, 많은 사람이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때문에 소비는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이터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귀환은 국내외적으로 큰 안도감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어떤 낙관론도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중국의 관광 수입이 2019년 때보다 8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다른 통계를 언급하면서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여행을 선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9일 보도를 통해 중국 산둥성 해안에 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인 쯔보(淄博)시가 노동절 연휴 동안 중국에서 가장 높은 호텔 객실 점유율을 자랑했으며, 바비큐 꼬치 요리 덕분에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났다고 전했다. 그간 중국 본토나 해외에서 '큰손'으로 불려왔던 중국인들이지만, 더 이상 '통 큰 소비'는 온데간데없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으로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은 14만4220명으로 일본(35만3611명), 미국(18만1754명), 대만(16만951명)에 이어 4번째에 그쳤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때 133만3816명으로 2위인 일본(79만4845명)의 2배 수준에 달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던 때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최근 한국에서 중국 관광객을 제치고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베트남 관광객이다. BC카드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의 가맹점 소비현황을 분석한 결과, 베트남 관광객의 1인당 카드 평균 승인금액(승인금액을 승인건수로 나눈 수치)은 19만7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중국(17만1000원)은 일본(18만8000원)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중국 내 이러한 모습은 가뜩이나 취약한 경제 속에서 소비 회복에 좋지 않은 징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는 "중국인들의 명품과 생활필수품에 대한 구매력은 유지되고 있지만, 스마트폰, 자동차 등 중·고가 품목에 대한 소비는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값싼 바비큐 꼬치가 중국 관광객들에게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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