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구역인 카페 앞 테라스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아 달라는 아르바이트생의 부탁에 커피잔을 집어 던지는 등 행패를 부린 남성 손님 2명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인천시 서구 석남동 카페에서 중년 손님 2명이 행패를 부렸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카페 업주 A씨는 전날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을 통해 "금연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셔서 직원이 '테라스 옆 골목에서 피워달라'고 요청했다"며 "(손님들은 행패를 부리고는) '잘 치워봐, 신고해봐'라고 조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흡연하는 손님들에게 테라스에서) 금연해 달라고 안내할 수 있겠느냐"며 "진짜 너무 무섭고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A씨가 첨부한 동영상에는 당일 오후 8시 2분께 남성 손님 2명이 '금연 구역' 스티커가 붙은 카페테라스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담겼다. 아르바이트생이 이들을 제지하자 화가 난 한 남성이 먼저 테이블 위에 커피를 쏟아부은 뒤 인도 쪽으로 나가 담배를 피웠다. 이어 다른 일행도 커피가 가득 담긴 잔을 길가에 집어 던졌다. 당황한 아르바이트생은 당황한 듯 두손을 모은 채 길거리에 쏟긴 커피를 바라보다가 뒤로 물러나야 했다.
이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행패를 부린 남성들을 찾아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 확인 결과, 남성 손님 중 한 명이 길가에 던진 커피잔은 도자기로 된 머그잔이었으며, 아랫부분이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서는 커피잔을 던져 깨트린 남성은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반면, 탁자에 커피를 쏟은 남성은 처벌하기 어렵다는 예상도 나온다. 커피잔은 깨졌기 때문에 재물손괴죄 적용이 가능하지만, 커피가 쏟아진 탁자는 닦으면 그만이기 때문에 재물손괴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 남성들이 커피값을 계산할 당시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 등을 토대로 신원을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남성들의 신원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재물손괴 혐의뿐 아니라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이지만 (행패를 부린) 시간이 짧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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