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된 적자' 끝?…쿠팡, 1분기 영업익 1억달러 뚫고 매출 신기록 [종합]

입력 2023-05-10 08:52   수정 2023-05-10 09:37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강자 쿠팡이 올해 1분기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억달러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고,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지난 12개월 누적 기준으로 전체 사업에서의 잉여현금흐름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산뜻한 출발과 함께 첫 연간 흑자 달성 가능성도 커졌다. 과거 이어진 대규모 적자에 대해 "적자라 아니라 투자였다"는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계획된 적자' 장담이 현실로 입증되는 수순이다.
쿠팡, 3개 분기 연속 흑자…최대 분기 매출 경신

쿠팡이 핵심 배송서비스 '로켓배송'을 도입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3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꾸준히 흑자 규모를 늘리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어섰고, 매출도 최대치를 경신했다. 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1275원58전 기준으로 매출 7조3990억원, 영업이익 1362억원을 거뒀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억677만달러(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기준 약 136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7742만달러), 4분기(8340만달러)에 이어 3분기 연속 영업흑자이자 처음으로 1억달러대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1분기 매출은 13% 증가한 58억53만달러(약 7조3990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7조원대 매출을 냈다. 순이익도 9085만달러(약 1160억원)로 집계돼 지난해 1분기(순손실 2521억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성장세 이어졌다…활성고객 수 1900만명 돌파

쿠팡은 1분기 실적에서 이익 개선과 함께 성장성 입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전체 사업에서의 잉여현금흐름이 지난 12개월 누적 기준으로 처음으로 흑자를 냈고, 활성고객 수도 1900만명을 돌파했다.

1분기 조정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억4091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1분기 -1.8%였던 마진율이 올해 1분기 4.2%로 수직 상승했다. 과거 쿠팡은 장기적으로 조정 EBITDA 마진율을 1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은 또한 지난 12개월 누적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4억5100만달러(약 5752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1분기 당시보다 15억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범석 의장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체 사업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했고, 이는 신사업에 수억 달러를 투자했는데도 거둔 성과"라며 "광고나 쿠팡이츠, 와우멤버십(유료멤버십) 수익이 아닌 제품 커머스 운영 개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품의 가격을 올리거나 혜택을 축소하는 ‘고객 경험 희생’을 감수하지 않고도 마진 개선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 제품 커머스 부분의 1분기 매출은 15% 증가한 56억5834만달러(약 7조2176억원)를 기록했다. 1분기 제품 커머스 조정 EBITDA 마진율은 지난해 4분기와 같은 5.1%를 기록해 지난해 1분기 0.1%에서 5%포인트 개선됐다.

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구입한 활성고객 수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2000만명 달성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1분기 쿠팡의 활성고객은 1901만명에 달해 지난해 1분기 및 지난해 4분기보다 5% 늘어났다. 지난해 6월 유료멤버십 가격을 종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활성고객 수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활성고객 1인당 구매액은 305달러(약 38만9000원)로 지난해 1분기(283달러)보다 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 해외사업, 핀테크 등 신사업 손실 규모도 축소됐다. 1분기 신사업 부문 조정 EBITDA 손실은 4745만달러(약 605억원)로, 손실 규모가 지난해 1분기(9375만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쿠팡, 연간 흑자 '청신호'…김범석 "대만사업 가능성 보여"

쿠팡이 올해 1분기부터 최대 규모 흑자란 낭보를 전하면서 첫 연간 흑자 달성 기대가 부풀고 있다. 김범석 의장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추가 성장과 이익 개선을 자신했다.

그는 "고객에게 폭넓은 상품군, 저렴한 가격, 탁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교 불가한 정도로 투자했다. 전체 유통시장보다 몇 배 빠른 속도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고, 활성고객의 증가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켓배송 상품군을 확대해 이익과 매출 성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고도 장담했다. 그는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할 당시 상품군은 주로 소모품(식료품, 생활필수품)에 집중됐지만 가전·가구 등 비소모품 카테고리 상품군을 넓히면서 오늘날엔 비소모품 로켓배송 판매량과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마진율은 장기적으로 10% 이상 달성을 목표 삼았다"고 설명했다.

대만 등 해외사업 성공에 대한 자신도 내비쳤다. 지난해 대만에 진출한 로켓배송·로켓직구 사업에 대해 김 의장은 "한국에서 로켓배송을 처음 시작했을 때 봤던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대만 사업은 초기 단계지만, 현재로는 가능성이 보여 기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투자 기조를 계속 통제하겠지만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신호가 보이면 주저하지 않고 실행하겠다"고 언급했다.

2010년 창립한 쿠팡은 꾸준히 국내 유통산업의 '게임 체인저'였다. 핵심서비스 로켓배송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공격적으로 물류센터를 늘리고 배송 인력을 고용하는 과정에서 적자가 누적되면서 유통가 일각에선 언젠가는 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2015년 김 의장이 "100년 기업을 만들기 위해 '계획된 적자'를 감수하겠다"며 대대적인 물류 투자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국내 유통기업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2018년에는 한 해에만 1조1276억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2021년 상장 당시 쌓인 누적적자가 41억달러(약 5조4386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이익 전환에 성공하면서 적자 지속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모습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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