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70%' 주식 물타게 1000만원만 잠깐 빌려달래요"…멘붕 [박의명의 불개미 구조대]

입력 2023-05-13 15:30   수정 2023-05-13 16:54


“남자친구가 주식 70% 손실 중인데, 1000만원 잠깐 빌려달라 합니다. 한 달 안에 1100만원 돌려준다는데 괜찮을까요?”(스타트업 재직 A씨)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면서 빚더미에 앉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초단기 주식 대출을 갚지 못해 주식을 강제 처분당하는 반대매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흘짜리 초단기 대출인 미수거래 잔액은 지난 10일 508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 달 전(2196억원)과 비교해 131% 급증했습니다.

A씨 남자친구는 미수거래에 손을 댄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수거래를 이용하면 최대 다섯 배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원금 20만원으로 100만원어치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3거래일 안에 돈을 갚지 않으면 주식이 강제로 처분됩니다. 남자친구가 급하게 돈을 구한 이유입니다. 이자를 내며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신용대출과 구분됩니다.

실제로 돈을 갚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반대매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하루평균 100억원대였던 미수거래 반대매매 규모는 이달 들어 500억원대로 치솟았습니다.

빚투는 잘나가는 대기업 직원도, 수십억원 자산가도 나락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원금의 몇 배가 넘는 대출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직원 B씨의 사례가 이를 보여줍니다.

자신을 SK하이닉스 직원이라고 소개한 B씨는 “주식 선물로 3억7000만원 빚을 졌다. 남은 건 어머니 명의로 해준 2억원짜리 전세인데 돌려받아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의 진원지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도 빚투의 사례입니다. CFD는 40% 증거금으로 2.5배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한 병원장은 투자 원금 50억원에 레버리지를 일으켜 삼천리, 서울가스 등 주가조작 연루 종목에 투자했습니다. 이들 종목이 급락하면서 90억원 손실이 난 것으로 전해집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병원장은 자신의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물리치료사 돈까지 끌어모아 투자했다”라며 “계좌에 40억원 손실이 나면서 직원들도 빚더미에 앉았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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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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