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증명한 임성재…5타 차 뒤집고 역전 우승

입력 2023-05-14 18:37   수정 2023-05-15 00:16


선두와 5타 차이도, 집중력을 흐트러뜨린 미국과의 시차도, 낯선 한국 잔디도 임성재(25)를 막지 못했다. 그는 3년7개월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무대에 올라 짜릿한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월드스타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1만2000여 명의 갤러리는 뜨거운 함성으로 임성재의 우승을 축하했다.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임성재가 14일 우리금융챔피언십에서 5타 차를 추격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날 경기 여주 페럼CC(파72·723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친 임성재는 2위 이준석(호주)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승 보유자인 임성재는 세계랭킹 18위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다. 이번 대회는 그의 서브 후원사인 우리금융이 주최하는 대회여서 참가했다. 지난해에는 1라운드 직전 코로나19에 걸려 돌아갔다.

이날 임성재는 최진호에게 5타 뒤진 공동 4위로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에는 다소 고전했다. 경기 초반 파 행진을 이어가다 6번홀(파4)과 8번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임성재는 “전반에만 2타를 잃고 나니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팬들을 위해 한 홀 한 홀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하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임성재 타임’은 후반전에 시작됐다. 임성재는 “전반을 끝내고 스코어보드를 보니 선두와 3타 차이였다”며 “생각대로만 경기가 풀린다면 해볼 만하다 싶었다”고 했다. 9번홀(파5) 버디를 시작으로 반격에 나선 그는 11번홀부터 ‘닥공(닥치고 공격) 플레이’를 선보였다. 364야드 전장의 파4홀에서 임성재는 티샷을 319야드 날려 그린 바로 옆에 붙였다. 두 번째 샷으로 공을 핀 2m 옆에 붙인 그는 버디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진 12번홀(파5)에서는 명품 플레이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은 291야드를 날았다. 공은 홀을 스쳐 핀 3m 옆에 멈춰 섰고 임성재는 이글을 기록했다. 단숨에 2타를 줄인 데 이어 다음 홀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승부는 마지막 18번홀(파5) 그린에서 결정됐다. 시작은 이준석이 유리한 듯했다. 임성재의 티샷은 러프에 있는 맨홀 뚜껑 옆에 떨어진 데 이어 두 번째 샷은 벙커에 빠졌다. 핀까지 거리 50m. 페어웨이를 지킨 이준석은 2온에 성공하며 우승에 한발짝 다가섰다.

여기서 임성재의 위기관리 능력이 다시 한번 빛났다. 벙커에서 피칭 웨지로 친 샷은 그가 그린 대로 정확하게 핀 1.5m 옆에 떨어졌고 임성재는 기어코 버디퍼트를 잡아냈다. 1m 거리에서 친 이준석의 버디 퍼트는 홀을 돌아 왼쪽으로 빠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경기로 임성재는 추격의 명수 기질을 또 한번 보여줬다. 2019년 제네시스챔피언십에 참가했을 당시에도 7타 차 대역전극을 썼다.

임성재는 이날 대회를 마치고 곧바로 비행기에 올라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 준비에 들어갔다. 가장 큰 목표는 페덱스컵 랭킹 상위 30명에게만 주어지는 시즌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5년 연속 출전이다. 아직 한국 선수 누구도 오르지 못한 대기록이다. 임성재는 “PGA투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들께 큰 기쁨을 드린 것 같아 뿌듯하다”며 “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골퍼로 남고 싶다”고 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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