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서 야권 초반 선두…9년 집권 군부 정권 '흔들' [종합]

입력 2023-05-14 22:32   수정 2023-06-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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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9년째 집권해 온 군부 정권의 운명이 기로에 놓였다. 14일 치러진 총선에서 초반 개표 결과 야권이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나며 정권 교체 가능성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이번 총선은 2020년 왕실모독죄 폐지를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다. 민주화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이 상당한 결집력을 보여주고 있어 77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개표율 5% 기준 지역구 투표에서 제1야당인 프아타이당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진보 정당인 전진당(MFP)과 중도 성향의 품차이타이당, 팔랑쁘라차랏당 등이 그 뒤를 이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프아타이당은 비례대표 정당명부 투표에서도 최다 득표에 성공했다.

이 같은 결과는 출구조사에서부터 예견됐다. 이날 오후 5시 본투표가 끝난 직후 현지 유력 언론인 네이션그룹이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프아타이당은 32.6%, MFP은 29.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킹쁘라자디폭연구소 조사에선 프아타이당이 지역구 투표에서 1위(27.95%)를, MFP가 비례대표 정당명부 투표에서 1위(29.25%)를 차지했다.

이들 두 정당은 선거 전 공개된 여론조사업체 니다(NIDA)의 조사에서도 각각 164~172석, 80~88석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선거에선 지역구 400석, 비례대표 100석 등 하원 500석의 주인이 가려진다.

알자지라방송은 네이션 측이 “프아타이당과 MFP가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에서 나란히 1, 2위에 올라 전체 의석수의 3분의 2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총선 전부터 프아타이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이 무난하게 하원 과반을 점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다수당 지위가 곧 정권 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017년 개정된 헌법에 따라 군부가 임명한 상원의원 250명도 총리 선출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군부 정권 종식을 위해선 야권이 양원 의석의 과반인 최소 376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현 군부는 126석만 모으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

프아타이당 총리 후보로 나선 패통탄 친나왓은 이날 수도 방콕에 위치한 당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체 정부 구성에 실패할 가능성과 관련해 “나는 여전히 야권의 승리에 대해 매우 큰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모두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어느 정당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수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MFP의 피타 림짜른랏 대표는 “프아타이당과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 어떠한 협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태국 국민들을 위한 정답은 야권이다. 우리는 이런 입장을 고수할 것이며, 그 외(군부 여당)는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친(親)군부 정당인 집권당 루엄타이쌍칫당(RTSC)과 프아타이당 간 연대설을 의식한 발언이다.

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 투표율이 80%를 넘길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민주주의선거지원연구소에 따르면 이는 194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20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이끄는 군부 세력에 대한 반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버릭컨설팅그룹의 벤 끼앗콴쿤은 로이터통신에 “보수의 뿌리와 진보의 미래 간 대결”이라며 “자유주의 물결이 구체제에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6세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인 친나왓 프아타이당 총리 후보는 군부에 맞서는 ‘젊은 정치인’ 이미지를 내세워 민심을 샀다. 미국 하버드대 졸업생으로, 최근 막판에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태국 정계에 돌풍을 일으킨 피타 대표의 나이도 42세에 불과하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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