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Z세대가 집을 사지 않는 이유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입력 2023-05-16 07:30   수정 2023-05-16 14:24

집을 가진다는 것은 모든 이들의 꿈이지만 평생 계획하는 가장 큰 투자 중 하나입니다. 주택가격이 올라가고 금리가 낮으면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주택시장으로 몰려듭니다. 주택수요가 늘어나는 겁니다. 그러나 현재는 당장 집을 사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주택수요자들이 많지 않습니다.

MZ세대들은 더욱 그러한데 이들은 첫 주택구입을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미국과 같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곧바로 독립하는 나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와 함께 집에 머물면서 유주택자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전 세대보다 유주택자 비중이 높지 않다는 얘깁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요.

첫 번째 이유는 이전세대와 비교해 소득이 높지 않습니다.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MZ세대는 역사상 처음으로 이전세대보다 가난합니다. 2022년말 현재 서울의 주택구입물량지수(주택구입능력을 측정하는 지수)는 3.0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서울의 중위소득 가구가 보유한 순자산과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받아 살 수 있는 아파트가 100채 중 3채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2012년에만 해도 이 수치는 32.5로 30이 넘었습니다.

두 번째는 혼인율의 저하입니다. 결혼하지 않으니 집을 구입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겁니다. 1992년 9.6명이던 조혼인율은 30년 후인 2022년 현재 3.7명으로 떨어졌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1960년대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사는 25~34세 인구의 비중은 80%였습니다. 2020년에는 이 비중이 6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결혼이나 자녀계획과 같은 인생의 굵직한 이벤트는 주택구입의 전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늦은 결혼과 자녀 출산은 MZ세대가 부모 또는 친척과 함께 거주하면서 내 집 마련을 늦추게 됩니다.


세 번째는 학생 때의 부채가 부담됩니다. 주택시장에 진입하는 MZ세대는 과거보다 더 높은 이자와 주택가격을 감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경제력의 상당부분을 앗아가는 학자금 대출로 인해 계약금을 지불하기도 벅찹니다. 학자금대출 상환을 중단한 인원이 2017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외국과 비교하면 훨씬 낮은 LTV(담보인정비율)도 내 집 마련에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재고부족도 MZ세대들이 내 집 마련을 망설이는 이유입니다. 정확하게는 선택할 수 있는 집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미 집값은 많이 올랐고 본인들의 경제수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주택은 갈수록 줄어듭니다. MZ세대는 선호하는 지역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신도시 아파트에서 내 집 마련을 시작했던 베이비부머와는 달리 MZ세대는 도심을 선호합니다. 도심의 주택가격은 비쌉니다. 선호하는 지역과 경제력의 격차가 원인입니다. 경제력이 갖춰져 있으며 빨리 가족을 꾸린 베이비부머 세대와 MZ세대는 도심의 주택을 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베이비부머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보다는 더 좋은 여건인 미국조차도 세대 간의 주택소유비중은 차이를 보입니다. REDFIN의 연구에 의하면 최근 5년 동안 MZ세대의 주택소유비율은 인상적인 성과를 보였지만 여전히 다른 세대에 뒤쳐져 있습니다.

부동산데이터 회사인 Clever가 소유한 교육 플랫폼인 Real Estate Witch의 '2023년 밀레니얼 주택구매자 보고서(2023 Millennial Home Buyer Survey)'에 따르면 MZ세대 주택소유자 82%가 첫 주택구매에 대해 적어도 한번은 후회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을 미루면 자산시장에서 면역부채(Immunity Debt)를 방조하는 역할을 할 겁니다.

최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respiratory syncytial virus)가 엉뚱한 계절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RSV는 대개는 가벼운 질병으로 겨울철에 발생합니다만 올해는 봄과 여름에 마치 겨울처럼 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올해 입원환자만 작년의 13배에 이른답니다.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것을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제 사용 등으로 원천 봉쇄하면 당장 병에 걸리지는 않지만 결국 병에 걸려 갚아야 할 빚 즉 면역부채는 남게 됩니다. 자산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경험은 내 집 마련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를 잘 이겨낼 때 자산면역은 더욱 강화될 겁니다. 자산면역을 계속 미루면 더 큰 대가가 따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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