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보안점검 거부' 선관위, '文후원 기업'에 보완관리 맡겨

입력 2023-05-16 15:12   수정 2023-05-16 15:21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문재인 전 대통령 후원 기업과 5년 간 ‘위장 수의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16일 여권에서 제기됐다. 문 전 대통령 후원자가 최대 주주로 있는 기업의 자회사에 보안 업무를 맡겼다는 의혹이다. 그간 ‘정치적 독립성’을 이유로 국가정보원의 보안 점검을 거부해 온 선관위 태도와과 대치돼 편향성 논란이 예상된다.
"선관위 보안 위탁업체, 文후원자의 자회자"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찬진 선관위 사무총장을 향해 “선관위가 5년째 보안 컨설팅을 맡긴 윈스라는 업체는 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잘 알려진 김을재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금양통신의 자회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위장 공개입찰’이고, 실상은 수의계약”이라며 “2018년부터 2년 단위로 (입찰 기간을) 1~2주의 ‘긴급’ 입찰로 진행한 뒤 두 차례 유찰한 끝에 윈스와 수의계약을 맺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선관위는 북한의 해킹 위협으로 국정원이 보안 점검을 권고하자 정치적 독립성을 이유로 거부해왔다. 대신 “자체 보안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그랬던 선관위가 자체 보안 업무를 특정 정부 성향의 업체에게 맡겼다는 얘기다. 박 사무총장은 조 의원 지적에 대해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기술력을 갖고 공개입찰해서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선관위는 이날 국정원 보안 점검에 대해서도 모호한 태도를 반복했다. 박 사무총장은 현안보고에서 “필요한 경우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따라 정보기관의 기술적 지원을 받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행안위원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보안점검을) 받겠다는 거냐, 안 받겠다는 거냐”고 묻자 박 사무총장은 “검토해서 (받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외부 견제 안 받는 '무소불위' 선관위
선관위가 ‘정치적 독립성’을 이유로 외부 감사를 거부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대선에서 투표 용지를 소쿠리에 담아 운반한 것이 발견돼 논란이 벌어졌을 때도 선관위는 감사원 감사를 거부했다.

외부 견제를 받지 않는 환경이 부조리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박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 자녀가 지방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각각 2022년과 2018년에 선관위 경력직에 채용된 것을 두고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직전 김세환 전 사무총장의 아들도 2020년 지방 공무원에서 선관위로 이직한 뒤 6개월 뒤 7급으로 승진해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다.

감사원과 별개로 국회 차원의 견제에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선거법 위반 신고를 통해 의원들의 생사를 결정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초선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형만 받아도 의원직이 박탈되기 때문에 선관위는 의원들에게 ‘갑’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사무총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아빠찬스가 드러나고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면 당연히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다. 조 의원이 '책임을 지는 것은 사퇴를 포함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외부 감사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추천한 선관위 중앙위원을 포함해 전문가 5명으로 꾸려 사무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위원회 질의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북한의 해킹 시도를 두고는 "북한의 사이버공격을 자체적으로 인지하거나 외부 기관으로부터 사이버공격을 통보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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