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7일 15: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투자는 내 손안에 있는 새 한 마리를 잡는 게 아닙니다. 숲 속에서 새 무리를 찾는 일입니다.”
포고스 사이아단 그레이하운드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3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지속적인 성장기업 투자'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비유를 들었다. 그레이하운드는 2019년 국내에서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한 투자사다.
그가 정의한 '손 안의 새'는 현재 기업가치에서 향후 10년의 예상 현금흐름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을 뜻한다. 미국 내 대표 리테일기업인 메이씨스를 사례로 들었다.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지만 미래 성장성은 떨어진다. 좀 더 나아간 '숲 속의 한마리 새'는 현금흐름 비중이 35% 미만인 기업을 의미한다. 시장 내 회사가 가진 가격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 등 대체불가능한 요인들이 나머지를 채운다. 대표적인 기업이 코카콜라다.

사이아단 대표는 연간 내부수익률(IRR) 30%~40%를 요구받는 그레이하운드가 추구하는 투자 방식은 숲속에서도 여러마리의 새를 쫓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레이하운드가 주도하는 IT·테크 등 성장기업 투자는 현재 기업가치에 반영된 미래 현금흐름이 5%도 되지 않는 기업들을 뜻한다.
이런 투자는 막대한 위험부담이 따른다.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가입자수 둔화세가 감지되자 회사의 시가총액은 75% 이상 급락했다. 그는 △우수한 품질의 사업 모델 △확고한 신념을 가진 경영진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도 이겨낼 수 있는 지배구조 등으로 확신을 주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이 투자한 토스의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간편결제 시스템에서 시작해 자금관리를 위한 외부 서비스 제공, 은행업 취득, 증권 투자업 진출 등 금융서비스 전반으로 확장해온 경영진의 기업가정신이 이 회사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또 소비자를 끌어들이지 못하는 일부 상품은 조기에 과감히 철수하는 등 빠른 실행력도 경쟁우위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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