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이온켐텍 회장의 고백 "주주들에 미안…주가 부양 나설 것"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입력 2023-05-28 07:00   수정 2023-05-29 09:44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百聞不如一見.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6년 9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개인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충청도 토박이 40대 이초보 과장(가명)은 가족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가도 주식 계좌만 보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주식 투자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2016년 9월 향토기업 A사 주식을 샀는데 마이너스 금액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A사는 대전에서 알아주는 강소기업인데, 매각 소식을 풍문으로 듣고 사서 이렇게 됐다”고 자책했다.



이 A사는 라이온켐텍. 이 과장의 투자 금액은 중간중간 ‘물타기’(주식 매수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저가에 추가 매수)를 해서 약 3500만원이다. 그는 라이온켐텍 주식을 1만6878원에 2083주 보유했는데 주식 계좌엔 한 종목을 제외하곤 다른 종목들도 퍼렇게 물들어 있었다. 26일 라이온켐텍 종가는 7150원. 현재 수익률은 -57.64%, 평가액은 1489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에 약 7년간 투자 실패로 힘들어하는 독자의 아픔을 가슴에 안고 이른 새벽부터 짐을 쌌다.

50년 역사 라이온켐텍 … 75세 백전노장이 이끌다
대전광역시 대덕구 대덕대로 1277번길 36(문평동)에 자리한 라이온켐텍 본사. 첫인상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지역 중소기업의 모습이었다. 본사는 지하 1층~지상 4층에 들어서 있다. 지하 1층은 구내식당, 지상 1층은 생산팀/공무팀, 2층 경영지원팀, 3층 기업부설연구소, 4층은 임원실로 이뤄졌다. 이 회사 자본금은 94억5000만원, 임직원은 242명이다(지난해 말 기준).


4층 임원실로 올라가자 박희원 라이온켐텍 회장을 만날 수 있었다. 박 회장은 75세의 나이에도 악수할 때 악력이 상당했다. 인사를 건넨 뒤 회사 소개를 부탁했다. 박 회장은 “라이온켐텍은 합성왁스 국내 1위(세계 4위), 인조 대리석 국내 3위(세계 4위)의 기술력이 뛰어난 친환경 화학 전문 회사”라고 설명했다. 사업의 핵심 축은 인조대리석(매출 비중 70%)과 화학 소재(30%)다.


이 회사의 모태는 1973년 3월 19일 설립한 새한화학 공업사다. 1983년 폴리프로필렌 왁스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1993년 수출 100만불탑을 수상했고, 2001년 라이온켐텍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2013년 수출 5000만불탑을 받았고 같은 해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박 회장은 “25세에 사업을 시작해 올해로 창업 50주년이 됐다”며 “올해 수출 1억불을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조대리석, 러시아 점유율 1위 … 재건 수요 기대
라이온켐텍은 2001년부터 성장기를 맞았다. 90억원 매출에서 2017년 13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7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8.2%에 달한다. 이후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15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은 68%로 1000억원 정도다. 유럽, 러시아, 미국, 동남아시아에서 인조대리석에 대한 수요가 많다. 박 회장은 “러시아에서 점유율 1위를 하고 있다”며 “전쟁이 끝나면 재건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1년3개월 동안 전쟁 중인데, 현지 업체들이 폴란드에 회사를 세워 러시아로 인조대리석을 가져간다고 했다. 박 회장은 현재 중산층이 늘고 있는 베트남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합성왁스 세계 4위인 라이온켐텍은 소량 다품종 생산이 강점이다. 합성왁스는 한약을 만들 때 감초가 필요하듯, 모든 물질을 만들 때 첨가제가 되는 물질이다. 이 합성왁스는 백색 가루로 플라스틱, 섬유, 고무 등 화학 제품의 가공 시 첨가되는 기능 향상제다. 제품의 물성을 결정하는 주요 기능을 한다. 박 회장은 “반도체, 자동차 페인트, 고무 등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매년 매출의 5%를 연구개발비(R&D)로 쓴다. 또 주요 대기업과 협업해 친환경 접착제 소재를 판매하고 있다.

화학 소재·2차전지 소재 비상장사 M&A 관심
신성장동력은 없을까. 박 회장은 “사업의 결이 비슷한 화학 소재와 2차전지 소재 비상장사 M&A(인수합병)를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실제 몇 군데 접촉했지만 “몸값을 너무 높게 불러 무리한 인수는 지양했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라이온켐텍은 현재 정부에서 42억원의 연구지원비를 받아 전기차 배터리 플라스틱 복합소재를 개발 중이다.


박 회장은 가난한 환경에서 7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나 사실상 ‘장남’ 역할을 했다. 젊었을 적 고생을 많이 해서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한다. ‘두 번 다시 가난해지지 않겠다’는 그의 결심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라이온켐텍은 지역민에게 알짜 회사로 통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은 250억원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비율은 20%대에 그친다. 부동산 가치는 시장에서 1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대전 본사와 1공장 1만 평, 대전 평촌동 2공장 4500평, 오창 3공장 3000평, 세종 1만2000평 공장 부지를 포함해서다. 실적 또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간 흑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자사주 일괄 소각·무상증자 등 주주환원책 검토”
10년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대해 주주들에게 할 말은 없을까. 박 회장은 “투자자에게 미안하다”며 “난 오너로서 제로(0점)”라고 깜짝 고백을 했다. 총주식 수 1889만3576주 중 박 회장 가족 지분 합산 67.78%(1280만6388주), 자사주 4.99%(94만2696주)로 시장에 유통물량이 없어 거래가 잘 안 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묻자 “자사주 지분 4.99% 일괄 소각(70억원 규모)과 무상증자 등을 검토하겠다”고 곧바로 답했다. 또 “회사를 믿고 투자해준 주주들에게 감사함의 의미로 매년 200원씩 배당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가 배당률은 지난해 말 2.80%로 2021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인 2.3%보다 0.5%포인트 높다. 시가총액이 1351억원(26일)인 회사 규모에 비해 상당히 고배당인 셈이다.


박 회장은 “상장사는 중요한 게 실적”이라며 “올해 인조대리석 신제품 카라라CR+와 테라조 등으로 제2 도약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회사 내부적으로 올해 매출 1700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경기가 안 좋아 최근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동남아 등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한편 박 회장의 자녀는 2남 1녀로 경영에 참여하기도 했으나 뜻이 없어 현재 회사에는 처남인 박상원 전무가 가족으로 유일하다. 박 회장은 “회사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이 많다”며 “지난해 말에 경영권을 매각하려 했던 것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가격 후려치기 등 비양심적인 인수자들이 있어 계약이 몇 번 어그러졌다”고 털어놨다.

박 회장은 기자가 ‘75세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하신 것 같다’고 말하자 “내 나이는 체감상 60세도 안 된 것 같은데”라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현재 세계적인 기업들은 소리 없이 기술 전쟁 중”이라며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승리할 수 없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가 어떻게 ‘50년 최고경영자’ 자리에 서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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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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