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늘려도 꿈쩍 않는 주가…침체 공포에 빠진 투자자들

입력 2023-05-25 07:23   수정 2023-06-23 00:01

기업이 배당금 지급액을 늘리며 투자를 유도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배당주를 기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에 접어들자 배당주의 지속가능성이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다. 개인투자자들도 배당 대신 성장 가능성에 배팅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다국적 기업의 배당금이 급격히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트먼트는 올해 1분기 다국적 기업의 배당금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3270억달러로 추산했다.

다만 광산업체의 배당금은 축소됐다. 중국 경제가 예상만큼 회복하지 못한데다 채산성이 떨어지면서 각 기업이 배당금 정책을 축소한 탓이다. BHP 그룹을 비롯해 리오 틴토 등은 올해 초 배당금을 삭감했다. 올해 1분기 광산업체 배당금 평균값은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줄었다. 반면 은행주와 원유 생산 기업 배당금이 늘며 배당금 평균값이 치솟았다.

지역 별로는 유럽에서 배당금이 급등했다. 유로스톡스600에 편입된 기업 중 96%가 올해 1분기 배당금을 전년 대비 확대하거나 동결했다. 올해 2분기에도 배당금이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추이가 계속되면 유럽에서 배당금 지급액이 크게 늘 전망이다. 유럽 증시 대표지수인 유로스톡스600에 편입된 기업의 배당금 지급액은 올해 4000억유로(약 568조원)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게 되는 것이다.

배당금이 크게 늘었지만 주가는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다. 인베스코S&P500고배당저변동성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9.7%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7.2% 상승했다. 시장 지수보다 낮은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배당금 확대 정책이 투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당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를 악재로 받아들인다는 설명이다. 경기 불황이 심화할 거란 예측이 잇따르면서 수익성 추이와 현금 보유량을 더 중요한 지표로 평가하고 있어서다.

루크 바스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이사는 "시장에선 최근 배당금을 인상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생기고 있다"며 "배당이 가치 있는 자산이지만, 이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은 수익성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각국의 통화정책이 전환될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에서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자 배당률이 높은 가치주보다 성장주 투자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증권업계에선 경기침체만 비껴간다면 성장주에 투자하는 게 더 우월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배당주가 더 주목받을 거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과거 강세장이 도래할 시기에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내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9~2011년과 2018~2020년 사이에 가치주의 마진율이 성장주보다 높았다.

스테판 페인 야누스헨더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업종의 경우 IT기업 같은 기술주보다 경기 사이클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경기 순환시기에 접어들며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배당주 투자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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