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이후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이어가면서 전국 미분양 주택이 8만 가구를 돌파할 것이란 우려가 컸다. 하지만 정부가 무순위 청약의 무주택·거주지 요건을 폐지하고,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줄이는 등 분양 관련 규제를 대거 풀면서 미분양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여기에 미분양이 발생한 일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건설사가 앞다퉈 중도금 무이자 등 할인 분양에 나서면서 미분양 주택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단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미분양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기보다 건설사에서 아파트 분양 시기를 대거 연기한 데 따른 통계 착시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금융 여건과 중도금 조달 문제로 지방을 중심으로 한 중소·중견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오히려 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8716가구로, 3월(8650가구)보다 0.8%(66가구) 증가했다. 광주(25.9%), 대구(6.4%), 인천(5.8%) 등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 증가세가 가팔랐다.
주택 시장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인허가·착공·분양 실적은 갈수록 둔화하고 있다. 지난달 누적 기준 전국 주택 인허가는 12만3371가구로, 전년 동기(16만842가구)보다 23.3% 감소했다. 아파트는 10만6087가구로, 17.5% 줄었다. 아파트 외 주택은 1만7284가구에 그쳐 전년보다 46.3% 급감했다.
지난달 누적 기준 전국 주택 착공 역시 6만7305가구로, 전년 동기(11만8525가구)보다 43.2% 줄었다. 분양도 마찬가지다. 전국 공동주택 분양은 3만9231가구로, 전년 동기(7만8894가구) 대비 50.3% 쪼그라들었다. 이 중 수도권은 2만4206가구로, 42.9% 감소했다.
회복세를 보였던 주택 거래량도 다시 위축 조짐이다. 올 4월 전국 주택 매매량은 4만755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6% 줄었다. 수도권과 지방 주택 매매량이 각각 2만830건, 2만6725건으로 10.8%, 23.8% 감소했다.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량은 5122건으로, 16.3% 줄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인허가와 착공 실적이 크게 감소하면 결국 2~3년 뒤 입주 물량이 줄어 전·월세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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