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02일 19:0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문구·택배 라벨 생산업체 한국코스틱과 한국폼텍이 사모펀드(PEF)에 팔렸다. 라벨은 제품의 이름과 내용을 기록하는 용지다. 문구용 라벨이나 택배 송장 라벨 스티커를 비롯해 의약품, 화장품 등의 브랜드, 원재료 등을 적어놓은 필름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EF 운용사 지오투자파트너스는 지난달 25일 한국코스텍 및 한국폼텍 지분 100%를 총 115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 국내 공제회 및 캐피탈사 등이 950억원을 투자하고, 신한캐피탈 등이 인수금융으로 200억원 가량 지원했다.
한국코스틱은 라벨의 원단지를 생산하고, 한국폼텍은 라벨 완제품을 만들고 있다. 1972년 초대 경영자인 고(故) 김용조 회장 한국코스틱을 창업했고, 아들인 김준형 대표가 1996년 한국폼텍을 설립했다. 김 대표가 두 회사를 공동 경영해오다가 PEF에 회사를 넘겼다. 해외 진출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선 새로운 주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는 국내 1위 문구용 라벨 생산업체로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택배용 라벨 시장에선 글로벌 1위업체인 에이버리데니슨에 이어 2위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회사에서 쓰는 오피스용 라벨부터 택배,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의 라벨을생산하고 있다"며 "새벽 배송 업체 컬리 등의 택배 송장 라벨 스티커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용 재생라벨 및 위·변조 방지용 특수라벨 등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생산 공장을 김포에서 파주로 옮기면서 최신식 라벨 생산 설비를 구비하는 등 생산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외 영업 부족으로 공장 가동률은 30~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신규 사업 진출이 더딘 것도 가동률이 낮은 원인으로 꼽힌다. 회사 실적은 10년 넘게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코스틱의 매출은 528억원, 한국폼텍의 매출은 238억원이었다.
지오투자파트너스는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이나 설비 등을 감안할 때 실적 개선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해외 수출물량만 높여도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SG 라벨이나 위·변조 방지 특수라벨, 이차전지용 방염 라벨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해 실적 성장을 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기관투자자(LP)들은 회사의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성장성을 보고 투자에 나섰다. 이 회사는 무차입 경영을 해왔다. 현금성 자산만 40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 지오투자파트너스는 올해 연말 특별 배당 등을 통한 주주 친화적인 배당정책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오투자파트너스는 2017년 설립된 PEF다. 크레디트스위스(CS) 출신인 고대석 대표와 신한은행 출신의 김영호 대표가 이끌고 있다. 2020년에 울산에 있는 탱크터미널 등을 인수했다. 이번이 두번째 경영권 인수 거래다.
지오투자파트너스는 한솔제지 및 페이퍼코리아 임원 출신의 김성한 대표를 영입했다. PEF 관계자는 "업무 비효율을 줄이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연내 두 회사를 합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른 시간 내에 회사의 매출을 두 배 이상 올리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2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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