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원료 투자 늘자…수산화나트륨 몸값 '쑥쑥'

입력 2023-06-05 18:09   수정 2023-06-06 00:41

배터리 원료 제련과정에서 필수로 쓰이는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 기업들이 국내에 리튬, 전구체 등 핵심 소재 설비 투자를 늘리면서다. 한화솔루션, OCI 등은 일찌감치 수산화나트륨 설비 증설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수산화나트륨 동북아시아 지역 거래 가격은 지난 1일 기준 t당 345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1월 t당 200달러 수준이던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산화나트륨 수요가 매년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 상승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금물을 전기분해한 화학소재 수산화나트륨은 반도체 세정, 섬유 불순물 제거, 펄프·제지 표백, 광물 제련 등에 광범위하게 이용된다. 최근에는 배터리 원료인 전구체와 리튬 제조 과정에서 불순물 세척 공정 등에 쓰이고 있다. 전구체 1t을 제조할 때 0.8t의 수산화나트륨이 필요하다. 포스코퓨처엠의 전남 광양공장, LG화학·화유코발트의 새만금공장, 거린메이(GEM)·SK온·에코프로의 새만금공장, 엘앤에프 새만금공장 등이 순차적으로 완공되면 국내 수요가 확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산화나트륨 생산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LG화학이다. 이 회사는 전남 여수공장(연 72만5000t), 중국 공장(연 29만5000t)을 포함해 총 연 102만t을 생산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여수공장에서 연 85만t을 제조하고 있다. 증설을 통해 2025년부터 연 112만5000t을 생산할 계획이다.

롯데정밀화학(연 35만t), 백광산업(연 15만4000t) 등도 각각 울산, 전북 군산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OCI는 군산에서 연 11만t을 생산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부터 말레이시아에 연 10만t 규모의 공장을 가동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수산화나트륨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에 달하는 백광산업 주가는 3개월 새 65.5% 뛰었다.

국내 기업 중 수산화나트륨 생산 1위를 노리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포스코퓨처엠, 코스모신소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와 GEM 합작법인) 등에 이 소재를 공급한다. 수산화나트륨은 물성이 민감해 수출입이 제한적이다. 내수용 성격이 강해 그만큼 국내 투자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세계 수산화나트륨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지 시장에서도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의 수산화나트륨 설비 투자가 국내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에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화나트륨은 전구체 생산뿐 아니라 리튬 등 광물 제련 공정에도 활용된다. 광산에서 리튬을 채굴할 때 황산을 활용하는데, 추출한 뒤 제련할 땐 수산화나트륨을 활용해 황산을 씻어내야 한다. 폐배터리 시장이 커지면 수산화나트륨 수요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뽑아낼 때도 수산화나트륨이 필요하다.

김형규/강미선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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