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퇴 맞은 바이낸스…'크립토 윈터' 장기화 되나

입력 2023-06-08 18:01   수정 2023-06-08 18:03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칼을 빼 들면서 암호화폐 업계는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친 암호화폐 기조를 보여온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FTX 파산'에 대해 선을 긋기 위해 태세 전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바이낸스가 세계 최대 비트코인 선물거래소였던 비트멕스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8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바이낸스코인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5.6% 내린 261.4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SEC가 증권으로 판단 솔라나(SOL) 역시 7% 하락한 18.64%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역시 1.4% 빠진 2만6416.48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더리움은 1.8% 내린 1840.86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워싱턴DC 지방법원은 지난 7일(현지시간)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에 소환장을 발부했다. SEC가 증권법 위반 혐의로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CEO를 제소한 지 이틀 만이다.

SEC는 지난 5일(현지시간) 바이낸스를 13개 혐의로 제소했다. 바이낸스코인, 바이낸스 스테이블코인인 바이낸스USD(BUSD) 등 '미등록 증권'을 판매하고 고객 자금을 유용했다는 등의 혐의다. SEC는 자오창펑 CEO도 함께 제소했다.

SEC는 바이낸스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중 12개, 코인베이스에선 13개를 미등록 증권으로 분류했다. 중복을 제외하면 총 19개 가상자산이 증권으로 판단됐다. 여기에는 솔라나(SOL), 폴리곤(MATIC), 니어프로토콜(NEAR), 파일코인(FIL) 등 시가총액 규모가 큰 암호화폐가 다수 속해 있다.

일각에서는 SEC가 바이낸스에 칼을 빼든 것과 관련, 미국 정부의 친 암호화폐 기조가 바뀌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SEC 수장을 맡은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취임 당시 "암호화폐 업계엔 호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친 암호화폐 인사였다. 하지만 겐슬러 위원장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많은 디지털 통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전통 금융시장에서 뉴욕 증권거래소가 헤지펀드를 운영하는 일을 본 적이 있느냐"며 이들 암호화폐 거래소를 비판했다.

SEC가 공개한 130페이지에 달하는 기소장에 따르면 자오창펑 CEO는 지난 2019년 주간 미팅에서 "미국 VIP 고객을 놓치면 볼륨이 너무 죽는다. 해외 법인이나 다른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또 바이낸스는 "VIP 고객들에게 전달 및 미국 서류를 넣지 말고 이를 비밀(confidential)로 해달라"는 내용의 'VIP 대응' 문서도 작성했다. 이들 정보는 바이낸스 내부자 고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선물 ETF를 허용하기 전인 2020년 세계 1위 비트코인 선물 거래소였던 비트멕스를 기소한 상황과 '닮은 꼴'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것이다.

바이낸스는 서버가 어디에 있는지, 본사가 어디인지, 법인세는 어디에 내는지 등이 베일에 싸여 있다. 미 워싱턴DC 지방법원이 발부한 소환장에 따르면 자오창펑 CEO의 현재 주소는 몰타로 돼 있다. 몰타는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꼽힌다.

SEC의 바이낸스 제소 후 겐슬러 SEC 위원장과 바이낸스 간의 과거 관계에도 주목이 쏠리고 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 2019년 바이낸스 고문직을 제안받았다. 이는 바이낸스 변호인단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나타났다. 당시 겐슬러 위원장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였다.

겐슬러 위원장이 SEC 수장을 맡은 이후 바이낸스를 제소하기 전까지 바이낸스 측은 겐슬러 위원장에 끝없이 접촉 시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자오창펑 CEO는 지난 3월 이후 겐슬러 위원장에 접촉을 시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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