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팔았는데…" MZ세대 떠나자 무섭게 빠진다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입력 2023-06-09 11:38   수정 2023-06-09 13:48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팽창한 골프웨어 시장의 거품이 본격적으로 빠지는 분위기다. 지포어·말본골프·PXG·타이틀리스트 등 소위 말해 ‘잘나가는‘ 브랜드들의 백화점 매출까지 꺾였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 신규로 진입한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약진이 눈에 띄며 골프웨어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골프웨어 훈풍이 잦아들면서 시장에서의 입지를 탄탄히 마련하지 못한 브랜드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인기 브랜드도 줄줄이 매출 하락
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에 입점한 골프웨어 브랜드들의 올해(1월~5월 첫째주) 매출이 하락세다. 지난해 매출 기준 상위 5개 백화점(신세계강남·롯데잠실·롯데본점·신세계센텀시티·현대판교)의 브랜드별 매출을 합산한 결과 지포어·말본골프·PXG·타이틀리스트·마크앤로나·J린드버그 등 상위 1~6위의 매출이 모두 줄었다. 매출 1·2위인 지포어와 말본골프는 한자리수 낙폭을 기록했고, 다른 브랜드들은 모두 두자리수로 매출이 떨어졌다. 많게는 30% 가까이 줄어든 브랜드도 있다.

백화점 별로 봐도 이같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국내 백화점 중 매출액이 네번째로 높은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입점한 골프웨어 브랜드(동일 브랜드 기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떨어졌다. 올해 신규 입점한 브랜드를 제외하고, 총 20개의 골프웨어 브랜드 중 나이키와 쉐르보를 제외한 18곳의 매출이 역신장했다. 신세계 강남점도 22곳 중 17곳, 롯데 잠실점은 30곳 중 19곳, 롯데 본점은 19곳 중 11곳의 매출이 빠졌고. 현대 판교점도 전체의 4분의 3에 달하는 15곳이 하락세를 탔다.

대부분의 브랜드 매출이 떨어졌지만, 나이키골프는 유일하게 5개 백화점 모두에서 매출이 상승했다. 고가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출시되는 상황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대중성으로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을 내세운 신규 브랜드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72.2% 늘어난 어메이징크리가 대표적이다. 2020년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아페쎄(A.P.C)골프와 필립플레인골프도 60% 안팎의 성장세를 보였다.

◆엔데믹·고물가에 골퍼 이탈
골프웨어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것은 ‘코로나 특수’가 사라진 영향이다. 팬데믹 기간 중 해외여행길이 막히자 골프장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골프웨어 업계가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해외여행이 재개되며 골퍼들이 이탈했고, 자연스럽게 매출이 줄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그리고 과도한 그린피 상승 등의 요인도 골프 인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30 소비자들의 스포츠 트렌드가 골프에서 테니스로 옮겨가면서 골프 시장이 위축됐다. 시간과 비용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골프보다 일상에서 비교적 쉽게 즐길 수 있는 테니스가 새로운 유행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테니스웨어의 백화점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5월 테니스웨어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테니스를 즐기는 인구가 눈에 띄게 늘면서 패션업계에서 이들을 위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테니스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붐을 타고 골프웨어 브랜드가 우후죽순 등장하며 경쟁이 과열된 것도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일반 패션브랜드들이 골프웨어 라인을 신설하며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160여개까지 늘어났는데, 그 중 약 40%인 60여개가 2021년 출시됐다.

올해에도 메종키츠네골프, 보스골프, 바이스골프, 에코골프 등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가 나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골프웨어 시장은 10년 전 아웃도어 시장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아웃도어 열풍을 타고 관련 브랜드들이 대거 생기며 경쟁이 과열됐는데, 이후 거품이 꺼지며 시장에 확실히 안착한 브랜드들을 제외한 여러 브랜드들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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