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어서 이자도 못 갚는다"…10곳 중 4곳 '한계기업'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입력 2023-06-13 12:00   수정 2023-06-13 12:11


국내 주요기업 중 35.1%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빚을 갚기조차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은 상승했지만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며 이익률이 크게 하락한 결과다.
수익·안정성 '악화'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2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약 3만여개에 해당하는 외부감사 대상기업의 수익성·안정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성 지표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1년 6.8%에서 지난해 5.3%로 1.5%포인트 하락했다. 전기가스업 이익률이 -3.0%에서 -15.0%로 크게 악화했고, 전기?영상?통신장비는 재고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13.9%에서 10.2%로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이익률이 7.2%에서 5.3%로 1.9%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은 5.6%에서 0.1%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이는 매출 대비 원가 비중 증가 폭이 77.6%에서 80.1%로 2.5%포인트 늘어난 반면 판매관리비 비중 감소 폭은 15.6%에서 14.6%로 1%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친 영향이다.

기업들의 세전순이익률도 7.6%에서 5.2%로 큰 폭 줄었다. 영업이익률이 저하되고 영업외손익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전년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이익으로 이자도 못갚는다
이익률이 줄어들면서 이자보상비율도 654.0%에서 455.4%로 크게 낮아졌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을 말한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보다 낮은 기업은 35.1%에 달했다. 1년 전보다 비중이 1.0%포인트 증가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보다 낮으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모두 부담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의미다. 이같은 상황이 1년간 나타나면 '일시적 한계기업', 3년간 이어지면 '한계기업' 또는 '좀비기업'으로 부른다. 국내 외감기업 10곳 중 약 4곳이 한계에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작년보다 크게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101.0%에서 102.4%로 증가했다. 이는 2014년 106.5%이후 8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제조업 중에선 조선·기타운수업 부채비율이 180.0%에서 239.9%로 크게 상승했다. 비제조업에선 전기가스업 부채비율이 190.0%에서 361.2%로 급등했다.
매출 "의외로 선방"
차입금의존도는 27.6%에서 28.2%로 높아졌다. 이는 역대 최고치인 2019년 28.3%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매출액 증가율은 16.9%를 기록했다. 2021년 17.7%에서 0.8%포인트 하락했지만 한은은 "여전히 높은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은 석유정제·코크스,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비제조업은 전기가스업 매출이 늘었다. 총자산 증가율도 10.8%에서 7.8%로 소폭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2022년에도 매출증가율 등이 2021년과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며 "의외로 선방한 수준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매출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에는 가격 상승 등의 요인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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