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기업 중 35.1%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빚을 갚기조차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은 상승했지만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며 이익률이 크게 하락한 결과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1년 6.8%에서 지난해 5.3%로 1.5%포인트 하락했다. 전기가스업 이익률이 -3.0%에서 -15.0%로 크게 악화했고, 전기?영상?통신장비는 재고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13.9%에서 10.2%로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이익률이 7.2%에서 5.3%로 1.9%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은 5.6%에서 0.1%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이는 매출 대비 원가 비중 증가 폭이 77.6%에서 80.1%로 2.5%포인트 늘어난 반면 판매관리비 비중 감소 폭은 15.6%에서 14.6%로 1%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친 영향이다.
기업들의 세전순이익률도 7.6%에서 5.2%로 큰 폭 줄었다. 영업이익률이 저하되고 영업외손익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전년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보다 낮은 기업은 35.1%에 달했다. 1년 전보다 비중이 1.0%포인트 증가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보다 낮으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모두 부담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의미다. 이같은 상황이 1년간 나타나면 '일시적 한계기업', 3년간 이어지면 '한계기업' 또는 '좀비기업'으로 부른다. 국내 외감기업 10곳 중 약 4곳이 한계에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작년보다 크게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101.0%에서 102.4%로 증가했다. 이는 2014년 106.5%이후 8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제조업 중에선 조선·기타운수업 부채비율이 180.0%에서 239.9%로 크게 상승했다. 비제조업에선 전기가스업 부채비율이 190.0%에서 361.2%로 급등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16.9%를 기록했다. 2021년 17.7%에서 0.8%포인트 하락했지만 한은은 "여전히 높은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은 석유정제·코크스,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비제조업은 전기가스업 매출이 늘었다. 총자산 증가율도 10.8%에서 7.8%로 소폭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2022년에도 매출증가율 등이 2021년과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며 "의외로 선방한 수준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매출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에는 가격 상승 등의 요인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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