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죽다 살아난 '불사조 기업'…美·유럽서 대박 [최형창의 中企 인사이드]

입력 2023-06-14 09:28   수정 2023-06-14 15:43

“드디어 1억불 수출탑을 받게 됐습니다.”

14일 서울 광진구 비츠로셀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장승국 대표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대박을 터트린 결과, 아직 산정기간 보름여 남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이번달까지 비츠로셀은 수출액 1억달러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비츠로셀은 해외 50개국 250개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수출 호조 속에 1만7000원대를 횡보하던 최근 주가는 2만원을 돌파했다.

1987년 설립된 비츠로셀은 국내 최고 리튬 1차전지 제조기업이다. 테크라프라는 이름으로 세워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우전자 자회사로 편입됐고, 2002년 비츠로그룹에 인수됐다. 대우 출신의 장 대표는 2006년 비츠로셀에 합류했고, 2008년부터 지금까지 대표를 맡고 있다.

전지는 충전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와 일회용의 1차전지로 나뉜다. 1차전지는 저장기간이 길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 또, 사용 가능 온도 범위가 영하 55℃부터 150℃대까지 넓다. 그 덕분에 배터리 교체나 충전이 어려운 환경의 군용·시추용 장비 및 기기에 사용된다.

비츠로셀은 지난해 매출 1411억원, 영업이익은 287억원의 성과를 냈다. 각각 전년대비 24.62%, 65.12% 상승했다. 호실적은 올 1분기도 이어졌다. 매출 364억원, 영업이익 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1%, 165.1% 늘었다.

비츠로셀의 성과는 전세계 ‘스마트 그리드(전력망에 ICT 기술 접목)’ 교체 바람에 올라탔다. 장 대표는 “전기, 수도 계량기가 기계식이었는데 북미와 유럽 등 이제는 전자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스마트 미터링’으로 빠르게 넘어가면서 배터리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산도 비츠로셀 매출의 한 축이다. 무기가 첨단화되면서 정해진 시각과 각도에 맞춰 쏘는 ‘포’ 사용이 늘고 있다. 이 포에 들어가는 ‘앰플 배터리’를 비츠로셀이 만든다. 방산대기업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이스라엘과 유럽 등 국가 군대에 납품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다.

비츠로셀은 고객과의 소통 능력에서 경쟁사에 비교우위를 가진다고 자부한다. 장 대표는 “사업장에 신뢰성 검사실은 운영한다”며 “검사를 통해 빅데이터를 쌓고, 공급하는 배터리의 수명이 얼마나 되는에 대한 정보를 고객에게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츠로셀은 ‘불사조 기업’으로도 통한다. 2017년 4월 충남 예산공장이 화재로 전소됐다. 가동 완전 중단의 시련을 겪었지만 1년 만에 일어섰다. 장 대표는 “화재 이후 3개월여 만에 간이 공장을 구비해서 고객들에게 제품을 제공했다”며 “화재로 한 번 죽다 살아나니 고객들의 신뢰가 한 층 더 단단해졌다”고 강조했다.

위기는 곧 기회로 바뀌었다. 생산시설 전소로 신공장 공사 계획이 1년 이상 앞당겨졌다. 비츠로셀은 2018년 9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4만4548㎡ 규모의 본사 및 공장을 지었다. 종전 공장에 비해 3배 규모다. 장 대표는 앞으로의 배터리 수요를 예측해 현재 보다 2배 이상 매출 규모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지었다. 그는 “우리는 배터리 기업이기 때문에 어느 분야 전방 산업이 성장할 것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서 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츠로셀은 1차전지에 사용된 리튬을 재활용하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장 대표는 “리튬이 중국 의존적인 광물이어서 이를 조금이라도 탈피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한 것”이라며 “내년부터 이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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