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실세부터 장관까지 줄줄이 배출…정치권에 부는 JC 돌풍

입력 2023-06-16 14:06   수정 2023-06-16 14:32


“JC(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되는 것이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 어렵습니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기자 간담회. 배석한 이철규 사무총장이 기자들에게 느닷없이 JC 얘기를 꺼냈다. 닷새 앞둔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호남 출신의 ‘0선’ 김가람 최고위원(당시 전 청년대변인)이 출사표를 던지자 ‘체급이 낮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올 때였다. 이 총장은 “선동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검증된 사람이 중앙회장이 된다”며 김 최고위원의 JC 중앙회장 이력을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의 최고위원 당선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JC가 때 아닌 관심을 받고 있다. 김 최고위원 이외에 친윤계 핵심인 박성민 정희용 의원을 비롯해 문희상 전 국회의장, 박홍근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JC 출신이다. 전국 340곳에 이르는 촘촘한 조직력을 통해 중앙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단법인 JC는 전 세계 120개국에서 활동하는 국제청년회의소(JCI)의 회원국 단체다. 1951년 ‘전쟁으로 폐허된 조국을 재건하자’는 취지로 청년 12명이 조직을 발족했다. 현재는 회원이 전국 1만2000명에 이른다. 가입 요건은 만 20세 이상 45세 이하로 대다수는 청년 사업가라고 한다.


'정치인 양성소'로 불릴 만큼 정치권에는 JC 출신이 많다. 1985년 중앙회장을 맡은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대표적이다. 문 전 의장의 아들이자 지난 2020년 총선에 출마했던 문석균 씨도 중앙회장 출신이다. 여권에선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박성민 의원은 울산JC 회장 출신이다. 이어 엄태영 이주환 백종헌 정동만 정희용 의원 등이 JC에서 활동했다. 민주당에선 박홍근 전 원내대표, 임종성 박정 의원 등이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JC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JC 출신의 한 의원은 "국회에 JC 출신이 30~40명 정도는 될 것"이라고 했다.


JC가 정치권과 밀접한 건 남다른 조직력 때문이다. JC는 정부 부처나 기업 못지 않게 조직이 체계적이다. 중앙회장 아래 부회장이 5명 있다. 그 아래에는 지역별 16개 지구에 지구회장이 있고, 이어 하부 조직인 340여개의 지방JC가 있다. 국회의원 지역 구(253곳)보다 많은 수준이다.

중앙에는 대외정책실 법제실 재정실 홍보실 의전실 등 14개 실을 갖추고 있다. 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회원 상당수가 지역 청년 사업가여서 자금이 넉넉한 편”이라며 “경찰이나 구청에 민원이 안 먹히면 JC를 찾아가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조직이 크다 보니 중앙회장 선거도 치열하다.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취임 예정일 기준 가입 연수가 5년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면서 지방JC 회장을 역임하고 선거입후보 전 2년 내에 본회의 상임부회장, 부회장, 감사, 상무위원, 지구회장 혹은 선거직 임원 중 하나를 6개월 이상 역임해야 한다.

입후보자 등록금액은 2500만원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선거 기탁금(4000만원) 규모 못지 않다. 이 사무총장이 “JC 중앙회장 되는 것이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 어렵다”고 말한 배경이다. JC출신의 한 의원은 “중앙회장 정도면 지역행사에 갈 때 수행 요원이 붙는다”며 “중앙회장 의전은 기업 총수나 정부 부처 장관 못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JC출신의 의원은 "전국 단위 조직에서 활동하면서 네트워크를 쌓고 조직 관리 방식을 배운 게 정치 생활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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