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실세·장관까지…'정치인 양성소'로 떠오른 JC

입력 2023-06-16 17:45   수정 2023-06-17 01:24


“JC(Junior Chamber·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되는 것이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 어렵습니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기자 간담회. 배석한 이철규 사무총장이 기자들에게 별안간 JC를 언급했다. 닷새 앞둔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호남 출신 원외 인사인 김가람 최고위원(당시 전 청년대변인)이 도전장을 내자 ‘체급이 낮다’는 지적이 잇따른 데 대해서다. 이 총장은 “선동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검증된 사람이 중앙회장이 된다”며 김 최고위원의 JC 중앙회장 이력을 강조했다.
○현역 의원만 30~40명
김 최고위원의 최고위원 당선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J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인 양성소’로 불릴 만큼 정치권에 JC 출신이 많아서다. 1985년 JC 중앙회장을 맡은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대표적이다. 문 전 의장의 아들이자 2020년 총선에 출마한 문석균 씨도 중앙회장 출신이다. 여권에서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박성민 의원은 울산JC 회장 출신이다. 이어 엄태영 이주환 백종헌 정동만 정희용 의원 등이 JC에서 활동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박홍근 전 원내대표와 임종성, 박정 의원 등이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JC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JC 출신 한 의원은 “국회에 JC 출신이 30~40명 정도는 될 것”이라고 했다.

사단법인 JC는 Junior Chamber의 약자로 세계 120개국에서 활동하는 국제청년회의소(JCI)의 회원국 단체다. 1951년 ‘전쟁으로 폐허된 조국을 재건하자’는 취지로 청년 12명이 조직을 발족했다. 현재는 회원이 전국 1만2000명에 이른다. 전국 340곳에 이르는 촘촘한 조직력을 통해 주요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줘 중앙 정치권도 주목한다.

가입 요건은 만 20세 이상 45세 이하로 대다수는 청년 사업가라고 한다. JC 관계자는 “청년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 봉사활동이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게 주요 업무”라고 했다.
○조직력에 자금력도 탄탄
JC는 정부 부처와 기업 못지않게 조직이 체계적이다. 중앙회장 아래 부회장이 5명 있다. 그 아래에는 지역별 16개 지구에 지구회장이 있고, 이어 하부 조직인 340여 개의 지방JC가 있다. 국회의원 지역구(253곳)보다 많은 수준이다.

중앙에는 대외정책실 법제실 재정실 홍보실 의전실 등 14개 실을 갖추고 있다. 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회원 상당수가 지역 청년 사업가여서 자금도 넉넉한 편”이라며 “경찰이나 구청에 민원이 안 먹히면 JC를 찾아가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조직이 크다 보니 중앙회장 선거도 치열하다.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취임 예정일 기준 가입 연수가 5년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면서 지방JC 회장을 지내고 선거 입후보 전 2년 내에 본회의 상임부회장, 부회장, 감사, 상무위원, 지구회장 혹은 선거직 임원 중 하나를 6개월 이상 맡아야 한다.

입후보자 등록금액은 2500만원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선거 기탁금(4000만원) 못지않다. JC 출신인 한 의원은 “중앙회장 정도면 지역 행사에 갈 때 수행 요원이 붙는다”며 “중앙회장 의전은 기업 총수와 정부 부처 장관 못지않다”고 했다.

또 다른 JC 출신 의원은 “전국 단위 조직에서 활동하면서 네트워크를 쌓고 조직 관리 방식을 배운 게 정치 생활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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