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는 여전히 물가와 전쟁 중…이재명은 "돈 풀자" 역주행

입력 2023-06-23 17:37   수정 2023-06-24 00:25

영국 튀르키예 스위스가 22일 기준금리를 동반 인상했다. 깜짝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은 영국의 기준금리는 연 5.0%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가 됐다. ‘나홀로 완화’를 고집하던 튀르키예도 일시에 6.5%포인트 올리는 충격 요법을 동원하며 긴축으로 급선회했다. 스위스 노르웨이 캐나다도 기준금리를 올리며 추가 긴축 고삐를 좼다.

‘금리 인상은 끝났다’는 시장 일반의 낙관론에 배치되는 각국의 결정은 끈적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환기시킨다. 장기간 금리 인상으로 피로가 누적됐음에도, 또 경기 침체를 부를 가능성이 높은데도 각국은 물가 억제에 총력전 태세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나빠질 것”(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이란 인식이 급속히 확산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긴축 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진단이 쏟아진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중앙은행들의 행보는 표면적인 인플레는 다소 낮아졌지만 근원물가가 고공 행진 중이어서다. 외부 충격에 취약한 농산물이나 에너지를 뺀 가계소비 필수 품목의 오름세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영국의 5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 오른 7.1%로 31년2개월 만에 최고를 찍었다. 주거비의 지속 상승 탓에 미국의 5월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5.3%에 달했다.

한국 사정도 다르지 않다. 작년 7월 정점(6.3%)을 찍은 소비자물가는 최근 3.3%로 내렸지만, 근원물가는 3.9%로 정점(작년 11월 4.3%) 대비 0.4%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하반기에 대중교통요금,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과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가 유력하다는 점에서 전망도 불투명하다. 한국은행이 “근원물가가 경직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물가 못지않게 걱정스러운 대목은 엉뚱한 돈풀기로 ‘물가와의 전쟁’을 방해하는 포퓰리즘 정치 쓰나미다. 거대 야당의 이재명 대표는 어제도 “야 4당이 함께 35조원 추경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세계 각국이 경기 침체를 감수하면서까지 긴축 고삐를 죄고 있는데도 나홀로 실패한 ‘소주성식 돈풀기’를 밀어붙이겠다는 기막힌 역주행이다. 돈을 풀면 물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고물가 고통에서 서민을 지키기 위해 돈을 풀자’니 이런 황당한 주장이 어디 있나.

보다 못한 경제관료 출신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35조원 추경의 허구를 조목조목 제시하며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가 제시한 세계잉여금, 업무추진비 활용 등으로 확보 가능한 재원이래야 수조원에 불과해 대규모 나랏빚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최소한의 양식이 있다면 송 의원의 비판에 대한 답부터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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