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채용 플랫폼 원티드랩에 따르면 기업들이 올린 개발직군 채용 공고에서 AI 관련 직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0월 33.8%에서 지난달 39.9%로 증가했다. 그만큼 AI 개발자를 찾는 기업이 늘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오픈AI가 출시한 AI 챗봇 챗GPT에 전 산업계가 주목하면서 AI 개발자 구인난이 더 심각해졌다는 분석이다.
AI 개발자 수요 증가로 관련 인력 연봉도 상승하는 추세다. 글로벌 채용 컨설팅 기업 로버트 월터스의 ‘2023년 디지털 연봉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머신러닝·AI 분야 리서치 전문인력 연봉은 지난해 최대 1억7000만원에서 올해 3억원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시니어급 데이터전문인력 최대 연봉도 55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뛸 것으로 예상했다.
거액의 연봉을 약속해도 A급 AI 개발자는 구하기 힘들다. 일부 대기업은 해외에서 AI 개발자를 직접 찾아나섰다. LG와 현대자동차는 최근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AI 학회인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회(CVPR) 2023’에 참여해 부스를 차리고 해외 AI 인재 영입 활동을 했다. 여기서도 국내 기업은 CVPR에 최고 스폰서로 참여한 구글 메타 아마존 등 해외 빅테크와 채용 경쟁을 해야 했다. 네이버처럼 국내 IT 대기업 상당수는 AI 개발자 구인이 어려워지자 상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AI 개발자 구인난은 더 심각하다. 국내 대표 AI 스타트업 중 하나인 업스테이지는 4년째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다. 국내가 아닌 미국, 캐나다 등에서 원격 근무하는 메타, 아마존 출신 개발자를 영입해 버티고 있다.
해외 패키지여행 비교 서비스 트립스토어를 운영하는 엑스트라이버는 지난해 네이버에서 A급 AI 개발자를 영입하면서 회사 대표보다 더 많은 급여를 제공하고 있다. AI 스타트업 라이너는 두 명의 인사 담당자가 올 2분기에만 1000시간 정도 투입해 AI 인력을 찾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AI 인력난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세계 1위 업체인 에퀴닉스가 최근 내놓은 ‘2023 글로벌 기술 동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IT 리더 47%가 회사 영업에 AI 활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개발자 수요와 공급 격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서정연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명예교수는 “과거에는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에서만 AI개발자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중소기업마저도 AI 인력을 찾고 있다”며 “챗GPT 등 생성형 AI 등장으로 AI가 또 한 번 인류의 생산성을 크게 높이면서 모든 분야에서 AI 인력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주완/이시은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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