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스토어 유행 언제까지 계속될까[더 머니이스트-김성순의 재밌는 리테일]

입력 2023-06-26 07:00   수정 2023-06-26 10:43


팝업스토어(pop-up store)는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에서 신상품 따위의 특정 제품을 일정 기간 동안만 판매하고 사라지는 매장'입니다.

장기 계약을 맺고 계약 기간동안 영업을 하는 일반적인 오프라인 매장의 반대 개념입니다. '짧은 기간'과 '특정 제품'을 강조합니다. 과거 팝업스토어는 주로 새로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열었습니다. 브랜드가 이 자리에서 영업을 한다면 소비자 호응이 어떨지 살펴보기도 하는 용도였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오프라인에서 홍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소비 패턴이 변하면서 팝업스토어는 '짧은 기간'보다는 오프라인 리테일의 기능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미지와 스토리를 파는 매장
경험형 매장이 대세입니다. 새로운 세대들은 브랜드의 철학과 사회적 가치, 경험 소비를 중시합니다. 많은 브랜드는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엽니다.

2021년 성수동, 2022년 강남역 부근에서 '금성오락실'이라는 LG의 팝업스토어는 LG 제품에 대한 판매나 홍보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연인 또는 친구들끼리 '뉴트로' 감성 오락실을 방문해 오락을 즐기면서 LG라는 브랜드에 좀 더 친숙하게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에르메스나 루이비통 같은 오랜 역사를 가진 명품 브랜드는 브랜드의 역사를 보여주거나 브랜드에 담긴 이야기를 팝업스토어를 통해 보여줍니다. 침대 브랜드 시몬스는 침대 제품을 소개하는 대신 공구류와 문구류등의 굿즈, 심지어 과거 운반기사들이 입었던 작업복과 헬멧을 판매했습니다. 소비자들의 '감성소비'에 맞춰 재미있는 경험 판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궁금증을 낳게 하고 나아가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갖게 하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년 열리는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을 기다립니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은 평소엔 각자 떨어져서 공연을 하다가 페스티벌이 열리면 한 데 모여 공연을 합니다.

팝업스토어는 이런 페스티벌의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작년 이맘때 가로수길에 있는 '가로골목'에서는 '글랜피딕 페스티벌'이라는 3일 동안 16개의 유명한 위스키바 브랜드가 한자리에 모여 칵테일 쇼룸을 열었습니다. 그들은 평소 서로 경쟁적으로 영업을 했지만 이 때만큼은 칵테일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칵테일이라는 상품 저변을 확대하고 매니아 층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팝업스토어가 만드는 거리의 OTT화
소비자들은 늘 새로운 것을 찾습니다. 처음에 화제가 되더라도 몇 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는 상업시설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찾질 않습니다. 백화점과 쇼핑몰이 계속 새로운 브랜드를 유치하고자 경쟁하는 이유입니다.

상권이나 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거리에 방문했을 때 늘 같은 브랜드들이 있다면 소비자들은 특별한 목적이 없이는 거리를 방문하지 않게 됩니다.

팝업스토어의 경연장이 된 성수동 연무장길이나 한남동 거리는 다양한 브랜드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닫혔다하면서 거리가 시시각각 바뀝니다. 보는 즐거움은 물론 지금이 아니면 다신 보지 못한다는 '목적'을 만들어 줍니다.

사람들이 밤마다 넷플릭스 앱(응용프로그램)을 누르는 이유는 접속할 때마다 '오늘은 또 어떤 새로운 콘텐츠가 있을까'라는 궁금증 때문입니다.

미래 소비자들에게 늘 사랑받는 거리는 이렇게 늘 새로운 컨텐츠가 등장해서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을 주는 그런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상권과 거리의 OTT화, 팝업을 통한 스토어들의 미디어화야 말로 오프라인 리테일의 미래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전무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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