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운전 직업 없애려는 중국의 도전

입력 2023-06-26 07:30  


 -바이두, 사람 없는 로보택시 상업운행 돌입

 '운전자 없는 택시 서비스에 도전하겠다'

 중국의 IT 기업 바이두가 로보택시 상업 운행에 나서며 외친 슬로건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아폴로고'를 통해 무인 택시를 부르면 출발지에서 지정한 목적지까지 스스로 이동해 도착한다. 도착 후 하차가 완료되면 플랫폼에서 요금이 결제되는 방식이다. 운전자만 없을 뿐 택시와 동일하다. 

 바이두가 로보택시 상업 운행 지역으로 삼은 곳은 심천 일대 188㎦ 구역이다. 오전 7시부터 22시까지 운행되는데 시선을 끄는 것은 복잡한 출퇴근 시간을 포함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시작된 현대차 아이오닉 5 자율주행의 운행 구간 또한 도심이지만 운행 시간이 오전 10~16시로 복잡한 출퇴근 시간을 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만큼 지능 고도화에 자신감을 가졌다는 의미다. 

 물론 바이두의 로보택시 운행은 꾸준히 진행돼 왔다. 지난 몇 년 동안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우한, 충칭 등에서 운영됐다. 그러나 아예 사람 운전자 없는 본격적인 상업화는 심천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200만 건의 이동 목적을 달성했고 6,000만㎞의 운행 데이터를 축적했으며 사용자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흥미로운 점은 바이두의 자율주행 지능이 탑재될 차종이다. 지난 2021년 바이두와 지리자동차는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과 판매를 위해 지두자동차를 설립했다. 그리고 올해 초 로보-02 컨셉트를 공개했다. 다시 말해 바이두의 자율주행 지능이 주력으로 탑재될 브랜드가 바로 지두자동차라는 얘기다. 동시에 지리자동차는 해당 소프트웨어의 확대 가능성을 열고 해외 진출을 타진 중이다. 중국 내 자율주행 상업화에 자신감이 있는 만큼 지역만 바꿔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투입하겠다는 야심이다. 

 그러자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미국의 판단에도 관심이 몰린다. 먼저 테슬라자동차의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4월 중국 자율주행 기업들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기업은 시장 점유율을 잃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내 IT 및 자동차기업들이 자율주행 총력전을 펼치며 테슬라를 뒤로 제치는 중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설령 테슬라가 중국 내에서 자율주행 상용화에 나서도 중국 기업들이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물론 미국도 자율주행에 적극적이다. 앱티브와 현대차의 합작사인 모셔널은 사업 영역을 자율주행 운송으로 확대하기 위해 우버와 손잡았고 GM이 보유한 크루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지능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혼란은 적지 않다. 자율주행 시험차의 성지로 불리는 캘리포니아는 최근 늘어나는 자율주행차에 따른 교통 혼란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폭풍에 쓰러진 나무를 피하지 못해 교차로에 멈춰서는가 하면 두 대의 버스가 연결된 굴절버스와 충돌하기도 했다. 그러자 시민들의 반응도 점차 냉담해지는 중이다. 일부에선 자동차에 상호작용을 가르치는 것이 가능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마저 고개를 드는 중이다. 

 이런 결과들이 반영된 탓에 지난 3월 미국자동차협회(AAA)가 자율주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 가량이 자율주행차는 두려운 존재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동일한 조사와 비교할 때 부정적 반응이 무려 13% 포인트 상승했다. 물론 부정적 인식에는 자율주행 기능을 의미하는 단어가 지나치게 과장된 것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뒤따랐지만 완전 자율주행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었음을 의미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명확한 모빌리티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을 세웠다. 우선적으로 배터리 전기차로 글로벌 시장 내 이동 수단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자율주행 기능의 확장으로 미국을 제치고 중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려 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상황일까? 여전히 운전자 배제조차 걸음마를 떼지 못한다. 게다가 상용화에 나서려면 운송사업을 하는 주체가 택시운송사업 면허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 기업과 택시 업계의 충돌은 불가피하고 이를 우려한 정부는 한발짝 뒤로 물러나려 한다. 결국 제도가 기술의 발전을 가로막는 형국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갈등은 언젠가 반드시 겪어야 한다. 그리고 '타다' 논란에서 이미 한번 경험했다. 중국이 자율주행에 앞서갈 때 한국은 갈등이 무서워 아무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않을 뿐이다.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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