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독립…애플, 시총 3조달러 '초읽기'

입력 2023-06-26 17:42   수정 2023-06-27 00:3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애플만큼 사용자 기반을 장악한 회사도, 모든 세대에 걸쳐 제품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는 회사도 찾을 수 없습니다.”(조시 브라운 리톨츠자산운용 최고경영자)

시가총액 글로벌 1위 업체인 애플이 이달 들어서만 사상 최고가를 네 차례 경신하며 시총 3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드웨어 부문에서 최고 경쟁력을 갖춘 빅테크라는 평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악재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서만 41.58% 올랐다. 시가총액은 2조8930억달러(21일 기준)다.

기기 내부에서 AI 연산
애플이 ‘제조업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것은 반도체 경쟁력이 우수해서다. 이 회사가 반도체 독립을 시도한 것은 2010년부터다. 삼성전자와 협력해 개발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4칩을 아이폰4에 처음 장착한 후 10년 넘게 스마트폰용 반도체인 A시리즈의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PC·태블릿용 반도체를 자체 개발한다는 ‘실리콘 로드맵’을 추진한 애플은 2020년 첫 통합칩셋(SoC)인 M1을 공개했다.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에너지 효율은 경쟁사를 앞섰고, 성능도 뒤처지지 않았다. 올해는 VR헤드셋 비전프로에 새로 개발한 R1칩을 심으며 ‘실리콘 로드맵’을 완성했다.

애플은 개발 초기부터 영국 반도체기업 ARM의 아키텍처(설계도)를 활용했다. PC 운영체제(OS)인 윈도에서 구동이 불가능한 탓에 외면받았던 아키텍처였지만 애플과 손을 잡은 뒤 인텔의 아키텍처인 x86보다 적은 전력으로 더 뛰어난 성능을 내게 되면서 판을 뒤집었다. 2017년 인공지능(AI) 전용 프로세서인 뉴럴엔진 개발에 성공한 것이 변곡점이었다. 뉴럴엔진을 장착한 A17칩은 초당 17조 건의 연산이 가능하다.

애플의 뉴럴엔진은 ‘생성형 AI 시대의 묘수’로 평가받는다. 연산 과정에 데이터센터와의 통신이 필요한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바드와 달리 전자기기 내부에서 대부분의 연산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생성형 AI의 약점을 하드웨어 기술로 보완한 것이다. 지난 5일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이메일이나 문자를 보낼 때 AI가 텍스트를 자동으로 완성해주는 기능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자랑했다.
공간 컴퓨팅으로 마케팅
5일 공개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3499달러에 달하는 비싼 가격 탓에 대중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을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에 대한 기대로 덮었다. 애플이 모바일의 뒤를 이을 메타버스 시대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애플은 이 제품을 ‘공간 컴퓨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비전프로를 착용하면 어디서든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3차원으로 일상생활, 업무, 엔터테인먼트 등을 복합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메타의 가상현실(VR) 헤드셋 퀘스트가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앤드루 워크위츠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충분히 가치 있는 가격대”라며 “공간 컴퓨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헤드셋을 개인 컴퓨팅 장치로 포지셔닝하면서 가격 저항을 낮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오현우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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