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통했다"…아시아 최초로 美 브로드웨이 뚫은 비결 [그래서 투자했다]

입력 2023-07-03 10:10   수정 2023-07-17 09:14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한경 긱스(Geeks)가 출범 1주년을 맞아 [그래서 투자했다] 코너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벤처캐피털(VC)이나 액셀러레이터의 투자심사역이 발굴한 스타트업과 투자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이준성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 심사역이 강력한 실행력과 데이터 경영으로 클래식 공연계 매진 행렬을 일으키고 국내외 뮤지컬 연극으로 확장하고 있는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기업 라이브러리컴퍼니에 투자하게 된 이야기를 전합니다.

오케스트라. 클래식 팬이 아니라면 낯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좋아하는 영화 '마블'의 OST를 100명의 오케스트라가 국내 최고 공연장에서 연주하는 것을 생생하게 듣는다면 얼마나 가슴이 뛸까.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웃집 토토로' 등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이나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와 같은 인기 애니메이션 작품이라면 또 어떨까.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기업 라이브러리컴퍼니는 한 번도 클래식 공연을 본 적이 없던 애니메이션과 영화 팬들까지 오케스트라 공연장으로 끌어들였다. 자신이 좋아하고 몰입하는 것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MZ(밀레니얼+Z세대)뿐만 아니라 영화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는 가족 단위 관객들까지 포섭했다. '원스어폰어타임 인 아메리카' '시네마 천국' 주제곡을 작곡한 엔니오 모리꼬네나 '인셉션' '인터스텔라' '라이언킹'의 곡을 만든 한스 짐머의 작품들로 오케스트라 공연을 진행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공연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라이브러리컴퍼니는 창의적인 전략과 기획력으로 어려운 시기를 성공적으로 이겨냈다. 매회 매진을 기록하는 히트 제조기로 이름을 알렸다. 인터파크의 클래식 공연 분야에서는 거의 매주 라이브러리컴퍼니의 공연들이 티켓 판매량 1위에 올라 있다.

공연회사 매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말 대관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다. 이 회사는 올해 국내 주요 콘서트홀의 주말 대관 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52주 가운데 16주는 라이브러리컴퍼니의 공연이 올라가는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팝페라 가수팀 '미라클라스'의 소속사도 맡고 있다. TV 프로그램 ‘팬텀싱어’를 통해 유명해진 미라클라스 등 크로스오버 팀의 공연도 매진 행렬에 한몫하고 있다.


아시아기업 최초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동 프로듀싱

라이브러리컴퍼니는 국내 오케스트라 공연을 넘어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출사표를 던지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인다.

기존 뮤지컬 시장은 외국에서 만들어진 뮤지컬의 판권을 사와 초호화 캐스팅을 앞세워 국내에서 공연하는 사업모델이 주를 이룬다. 그러다 보니 정작 공연 기획사는 남는 게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라이브러리컴퍼니는 직접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앤 줄리엣'과 '뜨거운 것이 좋아'에 초기부터 공동 프로듀싱 및 투자에 참여해 미국 시장의 수익을 함께 누리는 새로운 전략을 시도했다. 여기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공연 라이선스까지 확보하는 전략을 성공시키고 있다. 뮤지컬 ‘앤 줄리엣’은 2023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뜨거운 것이 좋아’는 토니상 4개 부문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브로드웨이는 총 41개 극장을 유태인 극장주들이 장악하고 있는 보수적인 시장이다. 아시아 기업이 브로드웨이 뮤지컬 초연부터 공동 프로듀싱과 투자에 참여한 것은 라이브러리컴퍼니가 최초다. 회사는 이를 통해 향후 2개의 브로드웨이 작품을 메인 제작(GP)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 또한 이뤄냈다.


철저한 데이터 분석으로 매진 행렬

오케스트라, 뮤지컬 등 라이브 공연 분야에서 라이브러리가 이룬 성공은 우연이나 행운이 아니다. 데이터에 근거한 철저한 분석으로 흥행사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디지털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이로써 흥행사업을 예측 가능한 사업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라이브러리컴퍼니의 공연들은 시스템화 시키고 콘텐츠들을 자체 지식재산권(IP)으로 구축해 안정적이고 지속해서 향상이 가능한 프로덕션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연에서 연주되는 모든 프로그램은 해당 영화·애니메이션의 팬층을 분석해 선택된다. 전세계 박스오피스, 국내 박스오피스, IPTV 및 부가 판권의 매출과 소비자 성향 분석은 물론 사회관계망(SNS), 인터넷 커뮤니티를 철저히 분석한다. 오케스트라로 편곡하는 방향성도 데이터에 의해 결정하고, 각각의 곡을 연주하는 순서까지도 고객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다.

고객데이터를 획득하기 위해 관객을 대상으로 QR 코드를 스캐닝하느라 스텝들이 공연장 앞을 뛰어다니는 일은 심심찮게 일어난다. 덕분에 라이브러리컴퍼니는 약 10만명에 이르는 국내 공연업계에서 가장 많은 유료 관계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된 고객 데이터는 향후 마케팅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의 후기를 분석하여 다음 공연의 기획에 활용된다. 또 시즌별 관객 설문조사를 통해 연령대별 선호하는 음악의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이런 섬세한 노력의 결과는 최고의 고객리뷰, 평점, 재관람으로 이어진다.
자체 WE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보유

영화음악의 오케스트라 편곡은 회사 내 음악감독, 지휘자 등 작곡·편곡가들에 의해 여러 차례 수정되어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된 곡들은 회사 안에 내재화되어 있는 'WE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완성도 있는 연주로 공연된다.

매진행렬이 일어날 만큼 인기 있는 공연이 되면, 시즌별 레파토리 변경을 거쳐 국내 주요 도시에서 투어 공연에 나선다. 공연의 완성도는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더 높아지게 되고 라이브러리의 모든 공연을 쫓아다니면서 관람하는 팬들이 생길 정도다.

라이브러리컴퍼니는 전국 투어 때마다 모든 아티스트와 스텝은 함께 식사하고 같은 숙소에서 지내며 원팀의 팀워크를 만들어 간다. 이는 전국 모든 공연장의 컨디션과 환경, 관객의 성향이 다 다름에도 불구하고 어느 공연장에서든 같은 퀄리티의 공연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의 새로운 도전

라이브러리컴퍼니를 이끄는 채진아 대표는 15년 경력의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다. 그는 디지털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며 이베이 코리아, 기아차, 롯데 등의 디지털 마케팅을 담당했다.

그는 철저히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고객 마케팅을 펼쳤다. 이를 통해 2020년 11월 엔니오 모리코네 영화음악 콘서트를 시작하여 히사이시조, 존 윌리엄스, 한스짐머 등 영화음악 콘서트, 성악·크로스오버 공연까지 모두 90% 이상의 좌석 점유를 기록했다. 전 좌석 매진이라는 성과 뒤엔 채 대표의 기획력이 있었다.

채 대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의 박순우 대표를 통해서였다. 박 대표와 수년간 알고 지낸 채 대표는 클래식 공연 이외에 사업확장을 위해 자문하고자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 사무실을 자주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를 깊게 이해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투자 이야기가 오갔다.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는 대표를 포함하여 팀원 모두가 작은 사업체에서 나스닥 상장사까지 경영 해본 팀원으로 구성돼 있다. '원팀'으로 투자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면에서 투자한 회사를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2022년 3월 첫 투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네 차례 투자했다. 회사를 처음 분석할 때 생각했던 방향성과 추정했던 성과에 큰 모자람이 없다면, 회사의 발전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힘이 닿는 한 지속해서 투자하는 게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의 원칙이다.


브로드웨이를 공략한 강력한 실행력

첫 투자 당시 라이브러리컴퍼니는 이미 영화음악 콘서트라는 성공을 이룬 단계였다. 데이터 분석과 시스템 경영, 인재경영 등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초를 잘 닦고 있었다. 라이브러리가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의 전반적인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강한 실행력을 보유한 팀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오케스트라 시장 규모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도 투자를 단행할 수 있었던 이유다. 2017년 위클래식으로 시작한 회사는 지난해 4월 사명을 라이브러리컴퍼니로 바꾸고 뮤지컬 연극 등 라이브 공연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어느 날 ‘태양의 서커스’를 인수했던 중국의 사모펀드(PE)를 만났던 이야기를 화제로 대화하던 도중, 뮤지컬 영역에 진출하기 위해 과감하게 뉴욕 브로드웨이로 도전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 회의가 끝난 후 라이브러리의 경영진은 바로 뉴욕 브로드웨이로 출국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브로드웨이 뮤지컬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던 것은 역설적으로 라이브러리컴퍼니에는 행운으로 작용했다. 브로드웨이 업계에 아는 사람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이메일을 보내고, 업계 사람들을 하나둘씩 만나 교류하며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작품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출장에서 돌아왔다. 이후 몇 달에 걸친 신중한 검토와 협상 끝에 최종적으로 두 개의 작품을 계약하게 되었다. 경영진의 노력으로 아시아 회사 최초로 브로드웨이 진입 장벽을 넘어선 것이다.
2024년 상장 발판으로 아시아 1위 기업으로

이제 라이브러리는 국내 창작 뮤지컬부터 연극까지 라이브 공연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뮤지컬 '빠리빵집', 연극 '바닷마을 이야기'를 시작으로 매년 10여개 이상의 작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인업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메인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해외 공연시장 진출의 포문도 열었다. 일본, 싱가포르 공연 진출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회사가 2022년 인수한 영화사 필름몬스터에서는 고정 팬층이 두터운 미스터리·스릴러 장르에 특화한 OTT 영화·드라마 작품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위험 부담을 줄이는 한편 작품 흥행 시 수익을 추가로 확보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라이브엔터테인먼트 사업과 IP 공유 등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브러리는 2024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추가로 조달한 자금으로 다양한 원천 IP를 기획, 개발하고, 이를 통해 국내외에서 라이브 공연과 영상으로 제작해 나갈 것이다. 또한 해외 IP를 가져와 한국의 우수한 창작진들이 재해석하고 참여해 국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라이브러리는 국내 시장 일인자를 넘어 아시아의 라이브엔터테인먼트 일인자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메인스트리트는 재무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업적 보람도 함께 하는 주주로서 함께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로의 사무실을 방문한 횟수만 100번은 넘을 것이다. 같이 밤새워 야식 시켜 먹으며 자료를 만들고, 사업계획과 전략을 함께 짜면서 지금껏 '함께' 달려왔다. 라이브러리가 전 세계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독보적인 1위 기업인 라이브네이션을 뛰어넘는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또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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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성 메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심사역 I 이준성 심사역은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의 투자 판단기준인 천(天)·지(地)·인(人) 에 맞는 기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찾고 있다. 천은 성장하고 있는 시장, 메가 트렌드에 속하나 결여된 것이 많은 시장을 의미한다. 지는 1등 할 수 있는 회사의 전략과 실행, 비즈니스 모델, 기술과 기업문화를 말한다. 인은 회사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대표의 성품과 능력, 공동창업자와 핵심 인력의 완결성을 뜻한다. 대학생 때 ‘스트롱팩토리’를 공동창업해 엑시트 한 경험을 토대로, 2021년부터 메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해 팀블라인드, 와치박스, 닌자카트, 케어링, 심플리케어바이오 등 국내 및 해외에 다양한 섹터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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