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슈퍼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국지성 폭우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침수차(車)에 대한 우려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강남 일대에서 벌어진 '역대급 물난리'도 장마철이 지난 후 갑작스럽게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지식을 통해 폭우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우선 침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있는 자차보험을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손해를 막을 수 있다. 만약 가입하지 않았거나 저지대 주차, 선루프 개방 등 가입자 과실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기차 차주의 경우 내연기관차를 운행할 때보다 습기 제거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자동차 내부에 전자장비가 더 많기 때문이다. 전기차 차주는 비가 그친 뒤 보닛을 열어 습기를 없애야 한다. 이때 주황색 배선은 고압선이므로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
또 전기가 통하지 않도록 절연형 전용 부동액을 사용해 과열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 일반 자동차용 부동액을 사용하면 과열로 인한 화재와 고장의 위험성이 있어 혼합하면 안 된다.
한국타이어의 장마철 타이어 관리법 매뉴얼을 보면 타이어의 경우 기온에 크게 영향을 받는 공기압을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공기압이 너무 높으면 노면 충격 흡수력이 약해지고 길에서 튀어올라 미끄러질 수 있다. 공기압이 부족하면 제동 능력과 조향 성능이 떨어진다. 월 1회 제조업체의 권장 공기압을 참고해 적정 공기압을 맞추는 것이 좋다.
마모가 심한 상태에서 물기를 머금으면 타이어 접지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타이어 그루브에 표시된 마모 한계선을 확인해야 한다. 마모 한계선인 1.6mm에 이르기 전 타이어 교체가 필요하다. 와이퍼, 워셔액, 브레이크, 램프류 등도 점검하면 좋다. 외관 손상의 경우 도색 후 광택, 왁스 작업으로 차체 부식을 일부 방지할 수 있다.
폭우가 내리고 있다면 저지대나 위험 지역은 무조건 우회해서 가야 한다. 운행 도중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즉시 주행 속도를 20~50% 줄이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도 1.5배 이상 유지해야 안전하다.
타이어가 배수를 적절히 하지 못하게 되면 차량의 바퀴가 물 위에 떠서 미끄러지는 '수막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가속 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더 빨라지지 않거나 오히려 더 느려지는 등 징후가 있다면 접지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때도 천천히 주행해야 한다.
디젤차의 경우 하체 부분침수로 머플러에 흙이나 오염 빗물이 역류하면 백금촉매인 매연포집필터(DPF)가 막히므로 즉시 세척이 필요하다.
지난해 서초구에서 폭우로 물에 반 이상 침수된 차량 위에 앉아 있던 남성의 사진이 화제를 끌었다. 사방이 물난리가 난 상황에서도 정장 차림의 남성은 침수된 차량 보닛 위에 올라가 차분히 대기해 '서초동 현자' 등의 별명이 붙기도 했다.
주변 침수 상황이 심각하다고 무리해서 대피하는 것보단 차량 지붕 위에서 기다리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만약 차량이 침수가 됐다면 전자제어장치, 엔진오일, 변속기오일 등의 오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침수가 됐다면 오일을 2~3번 교환해주고 엔진룸과 차 내의 흙 등 이물질은 압축공기와 세척제를 이용해 제거한다. 각종 배선은 커넥터를 분리한 뒤 깨끗이 씻어 말리고 윤활유를 뿌려줘야 한다.
지자체의 도로관리 부실로 인한 싱크홀 등으로 인해 사고가 났다면 보험처리로 먼저 처리한 뒤 해당 시도 지자체의 구상권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는 "침수는 사전예방이 최선이고 정비는 빠를수록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장마철 세심한 관리는 안전과 자동차 수명, 추후 중고차 잔존가치를 결정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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