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두번째 추리소설은 가볍게 쓰고 싶어요"

입력 2023-06-30 18:32   수정 2023-07-01 00:00

“원래 추리소설을 좋아했어요.”

최근 장편 추리소설 <더 게임>(문학동네)을 펴낸 소설가 김인숙(사진)의 말은 뜻밖이었다. 요즘 많은 작가가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지만 올해로 데뷔 40년을 맞은 중견 작가의 본격적인 첫 추리소설 도전은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1983년 스무 살의 나이로 등단해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차례차례 거머쥐었다.

김 작가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서부터 추리소설, 범죄소설, 공포소설을 즐겨 읽었다”며 “그런 기법을 가져온 소설을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로런스 블록, 마이클 코넬리, 제임스 엘로이 등이 좋아하는 추리·범죄소설 작가라고 한다.

<더 게임>은 1994년 7월 24일 밤 9시54분께 벌어진 한 사건의 진상을 쫓는다. 유난히 덥던 그 여름날 주택가 골목에서 20대 초반의 황이만은 날카로운 무언가에 찔려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그날 밤 여자친구 이연희는 종적을 감추고, 22년 후 같은 골목에선 누군가의 백골 사체가 발견된다. 현재 게임회사 대표로 잘나가는 황이만은 퇴직 형사 안찬기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치밀한 심리 묘사와 문장력이 돋보인다. 특히 베테랑 전직 형사인 안찬기와 노련한 전직 해결사인 유상대가 서로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냐를 가늠하며 말을 툭툭 주고받는 부분은 압권이다. 추리소설을 지향하지만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도 결국은 ‘김인숙 표 소설’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김 작가는 “40년 동안 글을 써 온, 너무 오래된 작가이기 때문에 어떻게 써도 결국은 내 스타일로 돌아갈 것을 알고 있었다”며 “안 돌아가려고 되도록 노력은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또 그의 추리소설을 만나볼 수 있을까. 김 작가는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금 더 빠르고, 조금 더 가벼운 작품으로요. 시리즈물처럼 이 작품의 누군가가 또 등장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독자들이 어떻게 읽어주는지에 따라 또 추리소설을 쓸 수 있는 힘을 받을 것 같네요.”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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