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이 예리한 눈썰미로 현상수배범을 잡았다.
1일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30일 대구의 한 PC방 아르바이트생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절도 혐의로 수배 중이던 B씨를 체포했다.
A씨는 자신이 아르바이트하던 PC방 벽에 붙어 있던 수배전단지 속 남성과 용모가 비슷한 손님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해 검거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용감한 시민인 나, 방금 수배범 잡았다'는 제목으로 당시 상황을 직접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전 10시 45분께 손님으로 온 남성이 PC방에 붙어있는 수배자와 비슷하다고 느꼈고, 다른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CCTV를 확인한 후 해당 손님과 수배 전단지 속 남성이 동일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A씨는 곧바로 수배지에 적힌 형사에게 신고했고, 이후 담당 형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수배범이 맞는지 거듭 확인했다.
A씨는 "(형사에게) CCTV를 보여드렸는데, 형사가 보내준 사진 속 남자랑 시계와 신발이 똑같았다"며 "(수배범) 손님이 비회원으로 로그인해 검색만 하길래 금방 나갈 거 같아서 형사분들께 빨리 좀 와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형사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 중 일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입구가 하나밖에 없다"며 "제가 입구 쪽에 있으니 같이 들어가시면 된다. 나갈 곳은 없다" 등 검거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수배범 검거 후 A씨는 "너무 뿌듯한 하루"라며 "포상금 있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기대는 안 한다"고 덧붙였다.
A씨가 작성한 원글은 현재 삭제됐지만,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받게 됐다.
경찰은 A씨의 신고로 수배범을 체포한 만큼 표창장과 포상금 수여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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