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암투병 중이라 못 가"…9년간 입대 미룬 男 결국

입력 2023-07-03 08:20   수정 2023-07-03 08:58


음악가 A씨가 암 수술받은 어머니를 대신해 경제활동을 해왔다며 '전시근로역'을 신청했지만 기각당했고, 이후 제기한 행정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3일 인천지법 행정 1~3부(고승일 부장판사)는 A씨가 인천병무지청장을 상대로 낸 현역병 입영 처분 취소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29세인 A씨는 2013년 병역 검사에서 신체 등급 2급으로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다. 이후 A씨는 대학교 학업을 이유로 4년 동안 입대를 연기했다. 2018년 재검받아 또 같은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다른 대학교 편입, 자격시험 응시 등을 이유로 또다시 입대를 3년 미뤘다.

A씨는 지난해 4월 "병역법에 규정된 생계유지 불가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현역병이 아닌) 전시근로역으로 편입해 달라"며 인천병무지청에 병역 감면을 신청했다.

전시근로역은 병역 검사에서 5급을 받거나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는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소집에 의한 군사 지원업무는 감당할 수 있다고 결정됐을 때 분류된다. 또는 군 복무기간 동안 생계가 곤란할 때 신청하면 병무청에서 입영대상자 가족의 재산과 월수입 등을 따져 이 조항의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 전시근로역이 되면 평상시에는 현역, 보충역, 예비군이 면제돼 민방위 훈련만 받으면 된다.

인천병무지청은 지난해 9월 A씨의 신청을 기각하면서 "2022년 10월 25일 오후 2시까지 육군 모 사단에 입대하라"고 통지했다. 이에 A씨는 현역병 입영 처분이 부당하다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어머니가 암 수술을 받아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고, 수술 후 어머니를 계속 부양해 왔다"며 "아버지가 다른 형제 한명이 있지만 1년 넘게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고 부양 의사나 능력도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데도 현역병으로 입대하라는 처분은 위법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는 현역병 대상자 처분을 받은 이후 9년 동안 여러 차례 입영을 연기하다가 더는 불가능하게 되자 생계유지 곤란을 이유로 병역 감면을 신청했다"며 "그동안 음악가로 상당한 수입을 얻어 어머니 생계를 대비할 기회가 충분했다"면서 인천병무지청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의 재산은 병역 감면 기준에 충족하지만, 월수입은 기준을 넘는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부형제에 대해 "A씨 어머니의 친아들이기에 민법상 부양 의무자"라며 "그의 월수입을 고려하면 부양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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