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03일 16:3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코스닥 상장 최대어로 꼽히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파두가 이달 공모 절차를 진행한다. 기업가치는 최대 1조5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창업자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스톡옵션으로 수백억원 가량 벌어들일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는 파두의 상장이 기술 스타트업의 창업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작년 매출 10배 급증‥올해 1000억 돌파
파두는 지난달 3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희망공모가를 2만6000~3만1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번 상장으로 625만주를 공모해 최대 2000억원을 조달한다. 공모가에 따른 시가총액은 1조2500억~1조4900억원이다. 올 초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때의 기업가치 1조800억원 대비 몸값이 약 40% 높아졌다. 메타(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물량을 수주해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최근 공모주 투자 열기가 거세지면서 공모가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파두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주력 제품은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SSD 컨트롤러다. SSD는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저장매체로, SSD 컨트롤러는 이를 제어하는 두뇌에 해당하며 SSD의 성능을 좌우한다. 이 회사의 SSD 컨트롤러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와 구글, 아마존 등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공급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의 설계를 통해 읽기, 쓰기 등 저장매체로서의 기본 성능은 물론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중요로 하는 저발열, 저전력, 신뢰성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파두는 작년 4분기부터 메타에 공급할 SSD 콘트롤러를 양산하면서 실적 개선을 일궈냈다. 지난해 매출은 564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2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엔 3000억원, 2025년 6000억원을 돌파해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도 내년 1000억원, 2025년 1900억원으로 늘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SSD 컨트롤러 시장이 2025년까지 매년 23% 성장하는 만큼 빠른 속도로 실적이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직원 수백억 스톡옵션 잭팟 예고
파두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면 창업자와 임직원들은 수백억 원의 '잭팟'을 터뜨릴 전망이다.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최근 6년간 413만주(취소수량 반영시 282만여주)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부여했기 때문이다이 회사는 2015년 6월 서울대 공과대학 메모리 및 스토리지 구조 연구실출신 연구원이 설립했다. 서울대에서 전기 및 컴퓨터 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SK텔레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반도체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현재 SK텔레콤 연구원 출신인 남이현 대표이사와 베인&컴퍼니 파트너를 역임한 이지효 대표가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파두는 대기업의 연구인력을 끌오오기 위해 2018년부터 주당 100원에 약 110만주의 스톡옵션을 임직원 18명에게 지급했다. 상장 시 공모가가 희망 가격 상단인 3만1000원에 결정된다면 임직원들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최대 300배 이상의 시세 차익을 거두게 되는 셈이다. 이 회사는 2019년과 2020년에도 각각 4500원. 7100원에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매년 100만주씩 나눠줬다. 회사가 적자인 상황에서 성과급 명목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회사가 상장하게 되면 최대주주인 남이현 대표이사와 이지효 대표이사의 보유지분은 1000억원 대로 불어나게 된다. 공모가가 하단으로 결정되더라도 남 대표와 이 대표의 지분가치는 각각 1502억원, 1160억원 규모다. 이밖에 이대근 부사장(248억원)과 원종택 부사장(152억원), 최진용 상무(185억원), 김홍석 상무(160억원), 이성갑 상무(120억원) 등이 스톡옵션 행사로 수백억 원을 손에 쥐게 된다. 이밖에 박범진 상무(56억원), 성윤제 전무(54억원) 등 개발 인력들도 수십억 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회사가 부여한 스톡옵션 중 25만9000주가 행사됐고, 상장예정주식수의 5.33%에 달하는 256만주가 아직 행사되지 않았다.이중 상장일 행사 기간이 도래해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은 상장 주식 수의 4.5%다. 다만 상장 후 행사한 스톡옵션 물량은 상장 이후 1년간 매도가 금지돼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나 카카오페이처럼 스톡옵션을 많이 부여한 회사들은 임직원이 상장 직후 주식을 대량 매도해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며 "파두는 대표이사가 3년, 주요 임원들이 1년간 주식을 팔 수 없기 때문에 임직원의 '먹튀'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는 파두가 성공적으로 상장한다면 기술 스타트업으로 인재가 몰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는 국내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그동안 스타트업이 조 단위의 기업가치로 성장한 사례는 없었다"며 "파두처럼 대기업 출신 연구인력들이 스톡옵션 제도를 이용해 인재를 끌어모아 창업하는 사례가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파두는 오는 24~2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7~28일 일반 청약을 진행하고 다음 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한화투자·현대차·유진투자·KB증권 등 4개 증권사도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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