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은 특수폐기물"…분통 터진 미용실 사장님 결국

입력 2023-07-04 15:46   수정 2023-07-04 15:58


서울 노원구에서 미용실을 운영 중인 박모씨(33)는 바닥에 쌓인 머리카락을 특수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린다. 서울시가 소규모 사업장에서 나오는 300㎏ 이하 생활 폐기물은 일반 봉투로 처리하도록 안내했지만 종량제봉투를 수거하는 노원구는 머리카락이 담긴 일반 봉투를 가져가지 않겠다고 해서다.

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노원자원회수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여섯 개 자치구(노원·중랑·성북·강북·도봉·동대문구)는 미용실에서 발생하는 머리카락을 시설로 들일 수 없다. 해당 자치구 영업장에선 머리카락을 특수 종량제봉투에 담아 처리해야 한다. 물기가 있는 미용실 머리카락은 소각로 온도를 낮추고 파마약과 탈색약 등 유해물질이 묻어 있으면 화재를 일으킬 위험이 있어서다.

자원회수시설은 쓰레기 부피를 줄이기 위해 850~1100도의 높은 온도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시설이다. 서울엔 노원 강남 양천 마포 등 총 네 개의 시설이 있다.

노원을 제외한 강남·양천·마포자원회수시설은 상황이 다르다. 강남(강남 강동 관악 광진 동작 서초 성동 송파)과 양천(양천 강서 영등포) 시설을 이용하는 자치구의 미용실 대표들은 머리카락을 일반종량제 봉투로 배출할 수 있다. 마포·종로·용산·서대문·중구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마포 시설 관계자는 “반입 금지 규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머리카락 양이 많으면 반입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종량제 봉투에 부적합 폐기물이 5% 이상 들어 있으면 봉투를 수거하지 않는다”는 서울시 규정에 따른 것이다.

자치구마다 미용실 머리카락 배출 지침이 다른 것을 두고 서울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소각시설별로 소각로 성능은 물론 자주 발생하는 민원 종류가 달라 반입 금지 항목을 정하는 권한은 주민협의체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환경부의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폐촉법) 제17조 2항에 근거한 내용이기도 하다. 법에 따르면 시설별로 인근에 사는 주민(시설 300m 안), 지역 구의원, 주민대표가 추천한 전문가 2인 등 15명 이내로 구성된 주민협의체를 꾸려야 한다. 협의체는 전문 연구기관을 선정해 환경상 영향을 조사하게 한 다음 그 결과를 수렴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무 부처인 서울시 대신 주민협의체가 소각로에 반입할 항목을 결정하게 된다. 노원구 관계자는 “자원회수시설에 반입되는 폐기물에 대한 협의를 서울시에서 적극적으로 진행해 통합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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