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풀리자 해외직구 '폭발'…통관 65만건 밀려있다

입력 2023-07-06 18:18   수정 2023-07-13 16:59


지난 5일 오후 5시 찾은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구의 한 물류업체 통관장. 이곳엔 해외에서 들어온 물품을 담은 20만 개 상자가 쌓여 있었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이 시간엔 대다수 물품의 통관 절차가 끝났다. 하지만 2분기부터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나 지금은 제때 통관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매일 밤 10시까지 야근해도 산처럼 쌓인 물품이 줄기는커녕 더 쌓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밀려드는 컨테이너선
인천 신항, 경기 평택항 등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항만·공항이 물류 차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외 직구(직접 구매) 증가로 물동량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지만, 인력과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통관에만 2~3주가 걸리는 병목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통관 처리가 갈수록 길어지자 중국 등 해외에서 물품을 선적조차 못 하고 대기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6일 해운·물류업계에 따르면 인천 신항, 평택항, 인천국제공항 등 주요 항만·공항에서 통관을 대기 중인 해외 직구 물량은 약 65만 건에 달한다. 1분기까지 하루면 충분했던 대기 시간은 이제 2~3주가량 걸린다. 통관이 지연되면서 중국 등 해외에서 발송조차 못한 물량도 약 70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평택항만공사 관계자는 “일부 물건은 인천국제공항 세관 등으로 보내 가까스로 절차를 밟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를 넘어섰다”고 했다.

‘통관 대란’이 빚어진 1차적인 이유로는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해외 직구 물량이 꼽힌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는 9612만 건(47억달러)으로, 2019년(4298만 건)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올해는 중국발(發) 직구가 급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억1000만 건, 금액으론 5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3069만 건이던 중국 직구 물량은 올해 6000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중국은 국가별 직구 점유율(금액 기준)도 작년 처음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중국 알리바바의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1000원짜리 상품까지 공짜로 배송해 주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2분기부터 경기둔화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더욱 따지는 국내 소비자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통관 지연 사태가 이어지자 인터넷 직구 커뮤니티에선 “중국에서 보낸 물건이 평택항에 도착한 뒤 통관을 거치는 데만 2주 넘게 걸렸다”는 등 항의성 글이 폭주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 물동량이 더 많은 걸 감안하면 통관 대란은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수용 한계 넘어선 통관장
업계에선 통관이 지연되는 주된 원인으로 엑스레이(X-레이) 판독 인원 부족을 꼽는다. X-레이 판독은 판독 면허를 보유한 세관 소속 인력이 맡고 있다.

국내에 이 면허를 보유한 정규 인력은 총 72명이다. 휴무일 등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40여 명이 전국 통관장에 투입되고 있다. 판독원 한 명이 하루 평균 5000건을 처리하는 것을 고려하면 하루 최대 20만 건의 통관이 가능한 셈이다. 지난달 국내에 들어온 하루 해외 직구 물량(25만 건)보다 5만 건 적다.

수입 물품을 보관하는 통관장의 수용 역량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많다. 주요 항만·공항 통관장의 처리 가능 물동량은 하루 약 30만 건 수준이지만, 실제 처리 물동량은 40만 건에 육박한다.

전라북도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발 직구 화물 유치를 위해 특송화물 통관장을 올 하반기 열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해외 직구 시장이 매년 30%씩 늘어나는 점을 감안할 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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