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미래 건 '비트코이너'의 자녀 교육 방식은? [한경 코알라]

입력 2023-07-12 15:20   수정 2023-07-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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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천국 대한민국
지난 주말 고등학교 동창의 결혼식이 있었다. 오랜만에 친구들끼리 모이다보니 서로 근황을 공유하고 직장과 가정과 관련된 수다를 떠느라 바빴다. 벌써 30대 후반에 접어든 내 나이 또래 친구들과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하다보니 대화는 자연스럽게 육아 관련 주제로 넘어갔다. 일찍 결혼한 친구들 중에는 벌써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는 녀석도 있었다. 철없는 시절을 함께 보냈던 친구가 벌써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니, 격세지감에 놀라는 마음과 존경심, 경외심이 동시에 들었다.

자녀를 초등학교까지 진학시킨 친구들은 벌써부터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대치동, 목동 등 유명 학원가에서 영어, 수학, 논술 학원 비용이 한달에 얼마고 컴퓨터 코딩 학원은 어디가 좋다더라는 정보를 서로 나누는 것을 보고 초등학교 저학년한테 뭐하러 벌써부터 사교육에 돈을 쓰냐고 핀잔을 줬다가 모르는 소리 말라며 된서리 혼이났다. 요즘은 부모가 원해서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게 아니라 아이가 먼저 보내달라고 조른다고 한다. 같은 반 친구들은 학교가 끝나면 다같이 학원으로 몰려가는데 자기만 빠지면 소외감이 든다는 것이다.

자녀 나이가 훨씬 어린 친구들도 교육 걱정은 매 한가지였다. 언어는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영어 유치원을 알아봤는데 한달에 2백만 원이 넘는 비용 때문에 고민이라는 친구도 있었다. 그렇게 비싼 돈 내고 영어 유치원에 보내도 초, 중, 고 다니면서 영어 한마디도 못하다가 다 까먹을텐데 뭐하러 벌써부터 큰 돈을 들이냐는 말이 입 안에 멤돌았지만 참아 내뱉지는 못했다. 아이한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만은 너무나 공감하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초등학교 1학년 3명 가운데 2명은 입학 전부터 사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만 5세 때 3과목 이상 사교육을 받는 가정도 많은데, 특히 서울이 지방보다 3배나 많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대치동 학원가에는 중, 고등학생보다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이 더 많이 보인다. 자녀가 만 5세 때 사교육비로 연간 지출한 비용이 벌써 300만원이 넘어 생활비를 줄인 부모가 10명 중 5명이라는 통계도 있다.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사교육 천국이다.
사교육이 성행하는 이유
대한민국에서 사교육이 이토록 성행하는 이유는 대학 진학이 자녀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하는 부모와 사회의 인식 때문이다. 우리나라 청년층 대학 진학률은 7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이다. 대다수 부모들은 자녀가 적어도 수도권 안에 있는 4년제 대학은 졸업해야 남은 인생을 윤택하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아마 본인들이 살아오며 쌓은 경험에 입각한 믿음일 것이다.

엘리트 대학에 진학하면 다양한 혜택이 따르는것은 사실이다. 주변에 똑똑하고 수준높은 친구들이 생기고, 개인의 능력과 인성을 훈련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에 노출된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한창 사회생활을 하던 시절처럼 노골적이진 않겠지만 자신과 같은 대학교 출신 후배들을 밀어주고 끌어주는 학연, 지연도 여전히 존재한다. 좋은 대학교를 졸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앞으로 살아가며 도전하는 많은 것들에 대한 등용문이 크게 넓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 교육 자체만 놓고보면 어떨까. 대학에서 배우는 것들이 정말 개인의 인격과 능력을 함양시키는데 도움이 될까. 흔히들 대학교는 학생들한테 등록금을 받아 학교 시설과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교수들 월급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대학교는 15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 때문에 재정난에 빠져있는데, 이들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매년 엄청난 규모의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다. 올해 교육부에서 집행하는 대학 혁신지원은 전년보다 2091억 원 늘어난 8057억 원이, 전문대학 혁신지원에는 전년보다 1600억 원 늘어난 5620억 원이, 국립대학 육성사업에는 4580억 원이 지원된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학교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지에 대한 고민보다 어떻게하면 정부 지원금을 더 많이 타낼 수 있을지에만 관심을 갖는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능력을 함양하여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실증적인 연구보다는 정부 지원금을 더 타낼 수 있는 연구를 우선적으로 진행한다. 교수들이 연구저술 건수에 목을 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많은 연구저술을 진행할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타낼 수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커리큘럼이 잘 변하지 않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등록비는 못올리고 저출산 여파로 매년 입학하는 학생 수는 줄어드니 무엇을 가르치는지에 관심이 없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대학 교육 4년만 가지고는 사회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완성된 인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온 세계가 AI가 불러온 급격한 생산성 혁신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때, 대학은 과연 AI를 지배하는 수준높은 인간을 배출하고 있을까. 적어도 대학의 관심이 엉뚱한 곳으로 향해있는 동안에는 무리일 것이라 보는게 타당하다.
비트코이너들의 자녀 교육
그렇다면 자녀의 윤택한 미래를 위해 대학 진학이 필수라는 고정관념은 깨져야 옳다. 신기하게도 자녀의 행복을 위해 더 나은 교육 시스템을 선택하려는 노력은 비트코이너들 사이에서 이미 유행처럼 번져있다. 아마도 비트코인의 에토스(Ethos) 자체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여 현재를 희생하는 ‘낮은 시간선호’ 이기 때문에, 이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일수록 미래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들에 최우선적인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자녀 교육은 대표적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시간과 리소스를 투자하는 행동이다.

지난 5월 비트코인 2023 컨퍼런스에서 다니엘 프린스라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비트코인을 주제로 다루는 ‘원스 비튼(Once BITten)’ 팟캐스트의 호스트이자 저서 ‘인생을 선택하라(Choose Life)’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두고있는데, 모두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홈스쿨링을 하며 온 가족이 함께 세계 여행을 다니는 중이라고 한다. 마이애미 컨퍼런스에도 온 가족이 함께 참가했는데, 나는 유독 밝고 활달한 다니엘의 자녀들을 유심히 살펴보게 됐다.

한번은 이제 11살이라는 다니엘의 막내 아들과 길게 대화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초등학교 4학년생과 나누는 대화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단순히 내가 묻는 질문에 수동적으로 대답만 하는게 아니라 나와 네트워킹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세계 여행을 다니며 보고 느낀 것들을 막힘없이 이야기 했으며 나는 어떤일을 하는지, 또 무슨 이유로 마이애미에 오게됐는지 궁금해했다. 어른대 아이가 아니라 남자대 남자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랄까. 자녀가 어릴때부터 온 가족이 함께 세계 여행을 다니고 홈스쿨링으로 교육을 대체하는것의 결과가 이정도라면 나도 당장 그렇게 하고싶을 정도로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다니엘 프린스의 저서 제목처럼 인생은 선택이다. 반드시 짜여진 공식이나 정해진 길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자녀 교육도 마찬가지다. 자녀의 행복을 위하는 부모의 마음이 반드시 좋은 대학 진학으로 귀결될 필요는 없다. 게다가 그것이 오히려 자녀의 능력치를 떨어트리는 길이라면 더욱 그렇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총 발행개수가 정해진 비트코인처럼 인생에 주어진 시간도 유한하다. 그 테두리 안에서 우리는 매 순간 최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요즘처럼 직업이 다양해진 세상에서 단순히 좋은 대학을 나오면 성공한다는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어떤 교육이 나와 내 자녀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 요즘 부모들은 더욱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아직 비트코인을 모르는 부모라면 이제라도 비트코인의 에토스인 낮은 시간선호에 대해 공부해보면 좋다. 현실에 굴복하고 편한 길을 찾는 대신 미래를 위해 현재에 과감히 투자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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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크립토 투자 앱 샌드뱅크(Sandbank)의 공동 창업자 겸 COO이자 "웹3.0 사용설명서"의 저자이다. 가상자산의 주류 금융시장 편입을 믿고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샌드뱅크를 만들었다. 국내에 올바르고 성숙한 가상자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매스컴에 출연하여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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