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호남 400㎜ 더…20일까지 '도깨비 장마'

입력 2023-07-14 17:59   수정 2023-07-15 01:00


수도권에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최대 200㎜의 비를 뿌린 장마전선이 주말에는 충청·전라·경북 북부 등으로 이동해 시간당 30~80㎜ 수준의 비를 뿌릴 전망이다. 특히 충남과 전북 일부 지역엔 시간당 50~100㎜ 수준의 폭우가 예보되면서 이번 장마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청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14~16일 사흘간 충청·전라·경북 북부 내륙에 100~250㎜, 수도권·강원 내륙 산지·경상에 30~100㎜, 강원 동해안, 제주 남부 및 산지에 20~70㎜가량의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장마전선이 머무르는 충청과 전북에는 주말까지 최대 4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밤새 머무른 장마전선 영향으로 수도권 주민들은 이날 오전까지도 침수 피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날 오후 9시45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선 도로 축대가 무너져 토사가 유출돼 인근 20가구 46명이 긴급히 대피했다. 서대문구 홍제동과 도봉구 쌍문동, 금천구 시흥동 등에서 가로수 전도, 낙뢰 등의 사고가 연달아 벌어졌다.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과 숭의동에선 각각 빈집이 무너지고, 오피스텔 담벼락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에선 부천시 내동과 화성시 향남읍 등지의 건물 지하가 침수되는 등 이틀간 160여 건의 사고가 접수됐다.

이날 아침 비구름이 물러가면서 수도권 호우 특보는 해제됐다. 그러나 불어난 물로 한강 수위가 올라 올림픽대로 여의상류·하류 방향 나들목(IC)과 잠수교 등의 차량 진입이 일찍부터 통제됐다. 양재천교 및 영동1교 양방향, 개화육갑문도 양방향 차량 진입이 막혔다. 중랑천변 동부간선도로 수락지하차도~성수 분기점(JC) 구간과 불광천 증산교~중동교, 안양천 서부간선도로 철산대교 부근도 하천 수위 상승으로 차량이 통제됐다가 출근시간을 앞두고 가까스로 재개됐다.


기상청은 남하한 장마전선이 16일까지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전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전라·충청 등에선 강해진 강수대로 인해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최대 100㎜의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주말까지 전북엔 최대 400㎜ 이상, 경북 북부 내륙에는 300㎜가 넘는 비가 오는 지역도 있겠다.

장마전선은 16일 이후 18일까지 북상하다가 19일 다시 내려가 남부지방과 제주에 비를 뿌릴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0일 이후에야 전국에서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제주엔 23일 이후 비가 그칠 전망이다. 기상청은 “20일 이후엔 정체전선이 일시적으로 남하할 것”이라며 “이때도 중부지방에서 낮 무더위와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번 장마가 평년보다 유독 많고, 강한 비를 뿌리는 이유는 수증기를 많이 머금은 전선이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는 좁은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체전선에서 발생한 대류계가 좁고 긴 전선을 타고 한반도로 계속 유입되면서 특정 지역에만 시간당 30~80㎜ 수준의 ‘극한 호우’를 뿌린다는 것이다.

밤잠을 설치게 할 정도로 강한 비와 돌풍이 주로 새벽과 아침에 집중되는 것도 올해 장마의 특징이다. 기상청은 “난류층이 낮에는 고도 1㎞가량 높이에서 부는 하층 제트기류의 영향으로 다소 약해지다가 새벽엔 기승을 부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된 비로 댐 수위가 올라가면서 홍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수자원공사에서 관리하는 전국 15개 다목적댐 중 충주댐 등 8개 댐에서 방류가 진행 중이다. 공사는 이날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하고,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이날 충남 논산시 양지추모원 납골당에서는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4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산사태가 일어나 방문객 4명이 매몰됐다. 이들 중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대훈/김우섭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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