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 성공 비결…동서양 문화 결합과 디지털 전환"

입력 2023-07-16 18:27   수정 2023-07-17 00:40

“동서양의 결합, 그리고 디지털입니다.”

김창수 F&F 회장(사진)이 꼽은 성공 비결이다. 김 회장은 MLB, 디스커버리 등의 의류 브랜드를 성공시키며 패션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기업인이다. 그는 지난 15일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주포럼에 참석해 강연했다.

현재 F&F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MLB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 로고를 붙인 스포츠 의류 등을 판매한다. MLB는 지난해 중국 매출 1조원, 글로벌 매출 1조8000억원을 달성했다. 2018년 중국 진출 이후 5년 만에 거둔 성과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F&F에 대해 “중국에 진출한 가장 성공적인 의류 브랜드”라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MLB의 중국 시장 진출에 앞서 세계화와 한류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고민했다. 결론은 ‘동서양의 결합’이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등의 성공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다. 김 회장은 “BTS는 서양 스타일의 춤을 잘 추고 노래를 잘 부르는 것에 더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려는 동양인 특유의 의지까지 갖추고 있다”며 “아시아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서양화된 한국의 패션기업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1992년부터 패션 사업을 하며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도 동서양의 결합에 있었다. 그는 베네통 등 해외 브랜드를 한국화하는 데 앞장섰다.

김 회장이 공개한 또 다른 성공 비결은 ‘남과 다른 생각’이다. 후발주자로선 게임의 법칙을 바꿔야 기존 시장의 강자를 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디스커버리’의 성공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010년대 들어 아웃도어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다. 김 회장은 디스커버리 브랜드를 내놓으며 정체성을 ‘자연 친화적 아웃도어’로 잡았다. 고기능성을 강조한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해서였다. 김 회장은 “서양과 달리 한국 등 동양에선 자연에 대해 정복이 아닌, 공존을 모색한다”며 “자연과 같이 즐기는 아웃도어를 시작하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디스커버리는 출시 5년 만에 매장당 매출 기준 1위를 차지했다.

김 회장에게 따라 붙는 수식어는 ‘롱패딩의 아버지’다. 2016년 김 회장은 운동선수를 위한 의류로 여겨지던 롱패딩을 일상생활용으로 출시했다.

롱패딩은 김 회장이 ‘디지털 경영’을 고민하게 된 시발점이었다. 10~20대의 SNS를 통한 입소문이 인기에 큰 영향을 줬다고 판단해서다. 2018년 유발 하라리가 쓴 미래 예측서 <호모데우스>를 우연히 손에 쥐게 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김 회장은 “미래는 디지털의 역사라는 게 책의 핵심”이라며 “앞으로 디지털을 잘 쓰는 사람이 시장을 리드할 것이라는 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 회장은 디지털 전환(DX)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현재 F&F는 제품 디자인, 생산, 물류, 마케팅, 판매 전 영역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김 회장은 “디지털은 차원이 다른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화는 수익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세계 103개 패션기업(중국기업 제외) 중 F&F는 영업이익에서 23위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세계 1위다. 김 회장은 “세계적인 명품기업 몽클레어, LVMH(루이비통) 등도 F&F보다 아래”라고 강조했다.

제주=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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