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대도 기금운용 외부에 맡긴다…증권사 첫 사례 나오나

입력 2023-07-21 09:56   수정 2023-07-21 09:57

충청권 사립대인 호서대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자문형인 포스텍(포항공대)을 제외하면 서울대와 이화여대, 성균관대, 태재대학교에 이은 다섯 번째 사례다. 일부 증권사가 참여를 결정한 만큼 민간 증권사가 대학기금 OCIO를 따내는 첫 사례가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OCIO란 연기금과 대학교, 국가기관, 법인 등이 여유자금을 외부 투자전문가인 증권사나 운용사에 일임해 운용하는 체계를 말한다. 인력이나 역량 등 여건상 한계로 자체 운용조직을 꾸리기 어려운 가운데 기금을 효율적으로 굴리고자 하는 수요가 있는 곳들이 주로 OCIO 시장을 찾는다. 이 가운데서도 대학기금 시장은 '노다지'에 가깝다는 평을 받는다. 규모가 9조원을 웃돌면서도 OCIO 등을 통해 적극 운용되는 자산은 아직 미미하기 때문이다.

21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현재 호서대는 적립금을 위탁운용할 기관을 선정하기 위해 관심있는 금융회사들로부터 제안서를 받고 있다.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가 응찰할 예정으로 확인됐다. 최종 선정되는 회사는 허용범위 안에서 호서대 적립금에 대해 자산배분과 운용을 하게 된다. 위탁액은 50억원 수준, 위탁 사업기간은 올 9월부터 2028년 8월 말까지 5년간이다.

호서대 재무처 관계자는 "보다 적극적으로 재정 운용을 하고자 다른 대학들 사례를 참고한 끝에 OCIO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일단 50억원을 맡겨보고 성과가 좋으면 금액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일부 증권·운용사가 문의를 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작년 8월 공시된 2021년 기준 누계 적립금을 보면 호서대의 교비회계 적립금은 약 545억원이다. 이 금액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학교 기금의 약 10%를 '테스트베드' 성격으로 외부에 맡기는 셈이다.

참여 자격은 증권사와 운용사다. 다만 응찰을 확정한 일부 증권사와 달리 운용사들은 소극적으로 검토 중이어서 사실상 증권사들 간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굴릴 수 있는 자산 규모가 타 대학과 기금 대비 작고 제안서 제출 조건이 비교적 까다로워서 고민 끝에 참여를 포기한 회사들이 여럿이라는 후문.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내 인력들로부터 일일이 받아야 하는 국민연금가입증명서가 포함되는 등 사실상 수조짜리 고용보험기금 수준의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며 "들이는 품 대비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위탁액과 조건상의 제약에도 입찰 매력도는 있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대학 입장에선 '창의적 자산운용을 한다'는 점을 알릴 수 있고 증권·운용사들은 대학교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라며 "기금 운용 시 자사 상품을 판매해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점도 긍정적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입찰 결과 증권사가 선정된다면 업계 첫 대학기금 OCIO 사례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민간 대학기금 시장은 삼성자산운용이 경쟁사 없이 독식해 왔다. 서울대와 이화여대, 성균관대, 태재대 등 대학기금은 모두 삼성운용이 굴리는 중이다. 여기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 3월 태재연구재단에 이어서 지난달 포스텍의 '자문형 OCIO'을 따내면서 시장에 발을 들였다.

아직 증권가에선 진입 사례가 없는 만큼 이번 선정이 갖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말 기준 전국 대학들의 기금 규모는 9조3200억원에 달한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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