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감각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액션 게임의 ‘명가’로 알려진 프랑스 유비소프트가 게임 속 감각 30여종을 실제로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한 ‘촉각 슈트’를 올 10월 신작 게임과 함께 공급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촉각 구현 기술과 혼합현실(XR) 게임이 개발되고 있어 집에서 여러 감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4D 게임’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비소프트가 이 게임 시리즈에 도입하려는 촉각 슈트는 전기 자극을 전달하는 패드가 조끼에 탑재된 형태다. 통상 VR 게임방에서 접할 수 있는 촉각 슈트는 유선으로 전력을 공급해 진동을 주는 방식이다. 조끼에 부착된 패드도 두꺼운 편이다. 반면 OWO의 촉각 슈트는 최대 8시간 동안 무선 배터리를 통해 작동된다. 전기 자극으로 단검에 베이는 감각, 강풍이 피부에 닿는 감각, 벌레에 물리는 감각, 물체를 밀어내는 감각 등의 구현이 가능하다. 라이크라 소재를 활용해 두께도 얇아졌다.
촉각 기술 대중화의 관건은 가격이다. 아직 유비소프트는 촉각 슈트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OWO는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와 별도로 일부 게임들에 적용할 수 있는 촉각 슈트를 499유로(약 71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10만원 이내인 게임 패키지 가격에 비하면 부담스러운 편이다. OWO는 이 촉각 슈트를 컴퓨터뿐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등 콘솔 게임 플랫폼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해 향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
국내 게임사들도 4D 게임 개발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4D 게임은 시각, 청각 외에 다양한 감각을 구현한 게임들을 일컫는다. 국내에선 주로 VR 기술로 4D 게임을 구현하려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자체 지식재산권(IP)인 ‘쿠키런’을 기반으로 한 VR 모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VR 기반 방탈출 게임인 ‘룸 이스케이프 온라인’를 만드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메타와 게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1인칭 슈팅(FPS) 게임의 개발비를 지원 받기로 했다.
4D 게임을 개발 중인 한 국내 업체 관계자는 “애플, 삼성이 XR 기기를 내놓으면 이 기기와 연동할 수 있는 촉각 구현 기술에 대한 게임업계의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론 촉각 슈트의 가격이 낮아지고 편의성이 개선되면서 4D 게임을 가정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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