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하는 넷플릭스…토종 OTT도 디즈니플러스도 '벼랑 끝'

입력 2023-07-24 16:09   수정 2023-07-25 10:18


최근 몇 년간 국내외에서 각축전이 벌어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승자가 넷플릭스인 것이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저가 요금제, 계정 공유 금지 등으로 수익을 개선해 콘텐츠 투자를 늘리고 이를 통해 가입자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넷플릭스 앞에서 웨이브, 티빙, 왓챠 같은 토종 OTT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파라마운트플러스 등 해외 OTT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이들이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를 저지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OTT 시장 독주하는 넷플릭스
24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153만 명으로 국내 주요 OTT인 티빙(514만 명), 웨이브(391만 명)를 합친 것보다 많다.

넷플릭스는 작년 1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보다 20만명가량 줄면서 당일 주가가 35% 폭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일부 국가를 시작으로 계정 공유를 금지한 데 이어 광고형 저가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수익성도 개선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했는데 이후 넷플릭스 하루평균 가입 건수가 7만3000건으로 직전 60일 평균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넷플릭스는 새로운 정책을 통해 수요를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 투자를 늘려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당시 윤 대통령을 만나 한국 콘텐츠에 올해부터 4년간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2016년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투자한 금액의 두 배에 이른다. 넷플릭스 사상 최대 히트작으로 손꼽히는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더 글로리’ 등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합병 논의까지 나오는 한국 OTT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면서 토종 OTT의 위기감은 더욱 짙어지는 모양새다.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늘려왔지만 적자 규모가 불어나면서 이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티빙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192억원으로 전년(762억원) 대비 56.3% 늘었다. 지난달 월트디즈니코리아에서 디즈니플러스 한국 출시를 맡았던 최주희 전 트렌비 비즈니스 총괄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등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웨이브도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가 1214억원으로 1년 전(558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왓챠는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555억원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에 실패했고 회사 매각에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가 인수 의지를 보였지만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인수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OTT를 합쳐 몸집을 키워 넷플릭스에 대항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앞서 티빙이 KT의 OTT ‘시즌’을 합병하면서 시장 2위로 올라선 바 있다. 최근 웨이브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티빙 최대주주인 CJ ENM에 합병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배구조가 복잡한 두 회사의 특성상 주주들의 합의를 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웨이브는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KBS, MBC, SBS)의 ‘푹(pooq)’이 통합되면서 탄생했다. SK텔레콤에서 투자 부문을 물적분할해 만들어진 SK스퀘어가 지분 40%가량을 갖고 있다. CJ그룹의 케이블TV 기업인 CJ헬로(현 LG헬로비전)에서 처음 시작한 티빙은 CJ ENM으로 사업 부문을 옮긴 후 2020년 10월 독립법인으로 분리됐다. CJ ENM이 절반 가까이 지분을 갖고 있지만 JTBC의 스튜디오SLL과 KT스튜디오지니, 네이버도 각 10% 이상 보유하고 있다. SK스퀘어와 티빙은 “구체적으로 진행되거나 논의 중인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위기에 빠진 디즈니플러스
해외 OTT도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고전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디즈니의 OTT 디즈니플러스는 올 1분기 6억5900만달러 영업손실을 냈다. 가입자 수도 전기 대비 400만 명 감소한 1억5780만 명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에 이어 연속으로 가입자가 줄었다. 적자가 계속되면서 일부 국가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멈추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오리지널 콘텐츠 팀을 축소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전통적인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2020년 초 이후 스트리밍 사업에서 200억달러(약 26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WSJ는 “넷플릭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OTT가 좋은 사업일까’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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