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중 쓰러진 60대 택배기사 소식에…아파트서 벌어진 일

입력 2023-07-25 12:06   수정 2023-07-25 12:07



"택배기사님도 우리 공동체의 일원입니다"

아파트에서 택배 배송을 하다가 쓰러진 60대 택배기사가 심장 수술 후 중환자실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입주민들이 수술비를 모금해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경기 수원 권선구 쌍용더플래티넘오목천역 아파트를 담당하는 한진택배 소속 택배기사 정순용 씨(68)가 업무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정 씨와 함께 신선식품 배송 일을 하던 아내 주홍자 씨(64)는 곧장 그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응급실에서 정 씨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혈관 내 혈전으로 인해 조금만 늦었어도 더 큰 위험으로 번질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씨는 곧바로 수술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아내 주 씨는 남편의 입원 이후 이날 택배 배송이 예정됐던 아파트 주민들에게 일일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주 씨는 "오늘 배송 중 저희 아저씨가 심장이 안 좋다고 하여 응급실에 왔습니다"며 "지금 심장 수술 중입니다. 조속히 낫는 대로 배송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남겼다.


이후 주 씨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이 아파트의 한 입주민이 아파트 단체 채팅방에 정 씨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알린 것.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마음이 안 좋다", "택배기사 부부가 매일 밤 10시가 넘어서기까지 배송하시더라" 등 안타까운 반응이 이어졌다.

이에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지난 19일 병원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자며 모금을 진행했다. 당초 오는 27일까지 모금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틀 만에 107세대가 참여해 248만원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지난 22일 "저희 입주민들에게 기사님은 함께 사는 공동체의 일원"이라며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조금씩 성의를 모았다"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모금한 돈을 정 씨에게 전달했다.


정 씨는 "입주민들이 건넨 성금을 전달받을 때 눈물이 다 났다"며 "아파트 거주자 대다수가 젊은 사람들인데, 이렇게 선한 분들이 많았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가슴 통증이 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오늘 업무에 복귀해 정상 근무를 재개했다"며 "큰 도움을 받은 만큼, 앞으로 본연의 업무에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내 주 씨도 "우리 부부가 나이가 들다 보니 택배 배송 업무가 빠르지 않고, 가끔은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어 입주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오히려 도움을 주다니 정말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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