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근 상병 장례 기간에도 술"…9사단 지휘부 '황제식사' 폭로

입력 2023-07-26 14:54   수정 2023-07-26 16:16


경기 고양시에 있는 육군 복지시설 백마회관에서 육군 제9보병사단 지휘부가 메뉴판에 없는 음식을 여러 차례 받는 등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인권센터(이하 센터)는 26일 서울 마포구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단 지휘부가 16첩 반상 한정식, 홍어삼합, 과메기, 대방어회 등 메뉴판에 없는 특별메뉴와 회관병이 직접 만드는 수제 티라미수 등 특별 디저트를 자주 요구했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8일부터 올 7월 15일까지 약 9개월간 9사단 지휘부는 이 회관에서 총 120회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특별메뉴 주문 12회, 수제 티라미수가 포함된 특별 후식 제공 45회, 수제 티라미수를 제외한 특별 후식 제공 21회(메뉴와 후식 모두 받은 경우 중복집계) 등을 받았다고 센터 측은 주장했다.

센터는 김진철 전 9사단장이 지난해 11월 교회 신자 25명의 모임을 열어 16첩 반상 한정식을 제공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꼽았다. 또 지난해 8월 백마회관에서 조선대 학군단 임원단의 사단장 격려 방문 만찬이 열리기도 했다고 한다. 김 전 사단장은 조선대 학군단 출신이다.

이때 회관병들은 초콜릿 가루로 '조선'이라고 쓴 티라미수를 만들었고, 소주병에 '조선처럼' 스티커를 붙였다고 센터는 주장했다. 또 사단장·부사단장·참모장·사단 주임원사 등 사단 지휘부가 주최하는 모임을 위해 쓰이는 별도의 VIP룸이 있었다고 한다.

센터는 "회관병들이 다수의 일반 손님뿐만 아니라 지휘부의 '황제식사'를 대접하느라 주 68시간 이상의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백마회관의 회관병 편제는 2명이지만 총 10명이 근무하고 이 가운데 2명은 과로로 슬개골 연골연화증 등에 걸렸다고 전했다.

임태훈 센터 소장은 "복지시설 운영에 병사를 데려다 쓴다는 것은 인력 운영 정책의 관점에서도 맞지 않는다"며 "고(故) 채수근 상병의 장례가 진행 중이던 지난 21일에도 사단장, 행정부사단장, 작전부사단장, 참모장, 사단 주임원사 등 9사단 지휘부는 전역하는 참모장의 송별회 명목으로 백마회관에 모여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육군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해당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해당 부대 복지회관 운영과 관련해 제기된 사안을 전반적으로 살피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과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엄정하게 취하겠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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