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헤어질 결심'…伊 "일대일로 탈퇴 구상 바이든에 알린다"

입력 2023-07-26 22:13   수정 2023-08-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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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현지시간) 방미 예정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중국과의 절연을 ‘은밀히’ 약속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내년 주요 7개국(G7) 의장직 수행을 앞두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이탈리아는 G7 중에선 유일하게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멜로니 총리의 측근들은 블룸버그에 “멜로니 총리가 27일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직접 중국과의 결별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멜로니 총리가 “중국에 별도의 독점적 투자 협정을 약속함으로써 (일대일로에서) 교묘하게 빠져나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멜로니 총리가 이런 결정을 대외적으로 공식화하진 않을 전망이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기관지인 인민일보를 통해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 가능성과 관련, “미국이 정상적인 상업 협력을 파괴하려 한다”며 견제에 나선 바 있다.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들은 “멜로니 총리가 미국 땅을 밟고 있는 동안 이런 민감한 결정이 공개되면 그녀가 약하게 보일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탈리아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면 중국에 대한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멜로니 총리는 수개월 동안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일대일로에서 벗어날 방법을 고민해 왔다. 이탈리아가 탈퇴 과정에서 최대한 오랜 기간, 장고를 거듭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데 미국도 동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탈리아 관료들은 “중국이 우리의 결정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멜로니 총리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 문제를 얼마나 자세히 다룰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다만 이번 행보는 미국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는 확실한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시에 미국으로부터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내 다른 주요국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길 원하는 심리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말 러시아에서 용병단체인 바그너그룹의 쿠데타가 발생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들과만 통화했다. 블룸버그는 “멜로니 총리는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공연히 비난하고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보냈지만, 유럽 지도자들 간 ‘이너 서클’에서 제외돼 있는 느낌”이라고 짚었다. 멜로니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확대 계획을 밝히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합류한 건 주세페 콘테 총리 재임 시절인 2019년이다. 철회 시한은 오는 12월 22일까지다. 이탈리아가 이날까지 탈퇴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협약은 5년간 자동 연장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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