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샹쥐는 중국식 반찬류인 자차이(일명 짜사이)와 중국식 장류 등을 판매하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 2091억원, 순이익 261억원을 낸 알짜 회사다. CJ제일제당은 2011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지샹쥐 지분 총 60%를 385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매각 대금은 인수 당시 투입한 자금의 8배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이 지샹쥐를 매각한다고 중국 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 비비고 냉동식품과 ‘다시다’ 등 주력 제품은 중국의 또 다른 자회사 청도식품을 통해 생산·판매한다. CJ제일제당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4574억원으로 해외 전체 매출 5조1811억원의 8.8%를 차지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K푸드 관련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지샹쥐를 좋은 조건에 매각할 기회가 왔다”며 “매각 대금은 주로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변수가 많다. 원당, 소맥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 침체 시 더 저렴한 제품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현상인 ‘트레이딩 다운’이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어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CJ제일제당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유통업계에서 나온다. CJ제일제당이 자회사 매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은 시장이 예상 밖으로 안 좋아지는 데 대응하기 위한 조처로 분석된다.
CJ그룹 차원에서도 CJ제일제당의 재무 건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CJ는 CJ ENM과 CJ CGV의 실적 부진, CJ라이브시티 사업 연기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주사인 CJ㈜의 최대 캐시카우다. 지난해 CJ㈜의 상표권 사용수익 1263억원 중 473억원이 CJ제일제당에서 나왔다. 계열사 배당금(총 1050억원) 중에서도 CJ제일제당이 지급한 금액이 537억원으로 가장 많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