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배터리 합작사 "IRA 조여도 문제없다"

입력 2023-07-31 18:27   수정 2023-08-08 20:31


중국 배터리 소재 회사들이 잇달아 한국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규제를 우회적으로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중국산(産) 대신 한국산 제품으로 탈바꿈시켜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합작 이어 단독 투자도 등장
31일 배터리업계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론바이는 전북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약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지난주 한국 정부로부터 합작사 없이 단독으로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승인받았다. 이르면 연내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 8만t의 전구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전구체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원가 60% 안팎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한국 기업과 합작 형태로 투자에 나선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중국 거린메이(GEM)는 지난 3월 SK온, 에코프로 등과 함께 1조12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연산 5만t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LG화학도 4월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연산 10만t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화유코발트는 포스코그룹과도 손잡는 등 한국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로 꼽힌다. 포스코홀딩스와 전남 광양에 배터리 리사이클링 회사를 설립했다. 포스코퓨처엠과는 경북 포항에 전구체 및 니켈 제련 공장 등을 짓기로 했다. 중국 CNGR 역시 포스코그룹과 손잡고 포항에서 전구체 및 니켈 제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외에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광물인 니켈과 리튬 등을 들여와 가공하는 소규모 중국 기업들까지 합하면 중국 배터리 소재사의 한국 진출 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 새만금에 투자를 결정한 수산화리튬 생산회사인 에스이머티리얼즈는 성일하이텍과 칭다오 민근야금기계유한공사가 합작한 회사다. 충북 청주, 포항 등 2차전지 특화지구로 지정된 지역엔 이런 작은 배터리 소재 회사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IRA 세부지침 따라 영향받을 듯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앞다퉈 한국에 진출하는 것은 미국 IRA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전기차에 장착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활용해 유럽과 미국 시장 수출 시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생산된 중국 기업의 배터리 소재는 한국의 배터리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에 공급된다. 이 배터리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폭스바겐 등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중국 기업이 만든 전구체 등을 한국산으로 인정받기 유리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은 IRA상 핵심 광물과 관련한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유럽과 미국 시장 수출 시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중국 기업이 먼저 합작을 제안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배터리 소재와 광물에 대해 IRA 관련 세부지침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중 합작사는 합작비율 확정을 미루고 있다. 예컨대 IRA의 혜택 기준이 중국 기업 출자비율 30% 이하로 정해지면 중국 회사 지분을 한국 합작사가 사주는 형식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IRA 세부지침을 정하고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중국 기업이 투자한 한국 공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국내 배터리업계는 보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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