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의 회사를 팔아주마 [김태엽의 PEF썰전]

입력 2023-08-02 10:32  

이 기사는 08월 02일 10: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오늘은 반대 이야기를 해 보겠다. 사실 요즘 종종 디엠이 오는데 그 내용들이 심히 무겁다. 절반 정도는 이런 내용이다. "아버지가 이제 70 에 들어서는데, 걱정돼서 제가 회사를 들여다봤더니 관리가 엉망인 거 같아요. 어떻게 하면 좋죠?"

보통같으면 "열심히 하세요 꼭 물려 받으세요 세금 낼 돈 잘 마련하세요 굿럭 입니다 금수저 부럽습니다" 이딴 이야기를 했을 테다. 사실 이런 얘기를 하면 듣는 사람이 은근 기분이 좋아야 되는데 요즘 반응은 좀 떨떠름 미지근하다. 대충 이유는 알겠다. 막상 물려받으려고 생각해 보니 답이 안 나오는 것이다.

이럴 때 방법은 두가지이다.

첫 번째 방법은, 점령군으로 들어가서 회사를 한번 까 보는거다. 이때 만약에 아들이 혹은 딸이 경영을 좀 안다면, 말 안 듣는 좀 오래된 임원들이나 고집 피우는 아빠는 엄마만 잘 관리 하면 된다. 이게 말하는 건 쉬운데, 꼭 이러다가 아빠 혹은 엄마랑 사이가 틀어지고, 또 보통은 중간에 눈치보던 오래된 경영진들이 창업주 편을 들면서 2세를 왕따 시키는 일이 벌어진다. 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렇게 승계를 하겠다 하고 2세를 회사로 불러 들여놓고는, 그 옆에 자칭 믿을 만한 경영진을 하나 붙이는데, 그 경영진이 결국 회장님의 스파이 노릇을 하다가 2세한테 들키는 거다. 이런 경우 회사는 아주 활발한 정치판이 되고 사업은 산과 들을 배회하게 된다. 내가 아는, A그룹과 B건설, C기업이 직접 이런 길을 겪고 있는데, 혹시나 창업주와 2세를 같이 아는 케이스에 걸리면 나같은 중간자는 이른바 죽어나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은 더 과격 한데, 그건 바로 그냥 팔아 버리는 거다. 공교롭게도 요즘은 이런 조언을 더 많이 한다. 물론 나한테 팔라는 흑심을 담은 조언이기도 하지만, 사실 회장님이 목숨바쳐 지키고 싶어하는 그 사업을 나같은 제삼자가 곰곰이 지켜 보면 솔직히 인수 하기에는 참 애매한 사업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매각 결정도 결국 2세와 창업주 사이에 치열한 논쟁과 다툼을 불러 일으키는 데, 첫 번째 경우 보다는 비교적 쉽게 결론이 난다. 왜냐면 물려 주겠다는 사람이랑 안 물려받겠다는 사람이 붙으면 결국 물려 줄 때가 없으니까 가서 현금으로 주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60% 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차라리 팔아서 현금으로 물려주는 의사 결정 하는데 큰 몫을 한다. 필자의 아버지도 경상도에서 조그만 사업을 하시는데 대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나는 절대로 안 물려 받겠다고 일치감시 선언을 했다. 팔 만한 사업도 아니었던지라 지금은 사촌 형이 경영을 하고 있는데, 덕분에 가정에 평화가 아주 잘 유지되고 있다.

자, 팔아버리자. 깔끔하게 현찰로 받고 원하는 인생을 사셔라. 끝.

결론은 빨리 났는데 문제는 방법이다. 어떻게 하면 팔 수 있을까?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먼저 질문 하나 드려보겠다. 다음 중 어떤 회사가 더 탐나는가?

가. 매년 3% 씩 크면서 영업이익은 5% 정도 났는데 업력은 20년 정도 되고 데꼬보꼬는 별루 없는 지루한 금속 제조업. 기업가치는 평균 당기순이익의 10배 (PER =10x)

나. 매년 15% 씩 크면서 영업이익은 -1%에서 1% 정도, 가끔은 적자도 나고, 앞으로 증설 하는데 300억 정도 자금이 더 필요한 IT 산업. 이익은 안나니 기업가치는 올해말 매출의 2.5배 (PSR forward = 2.5x)

다. 지난 2년간 30% 씩 성장 했는데 젊은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핫한 악세사리 브랜드. 영업이익은 15% 정도 나고 앞으로 해외 진출을 필요한 사업. 가격은 올해말 예상 당기순이익의 25배 (PER forward = 25x)

모두 다 100% 지분 매각에 800억 정도 달라고 한다. 여러분의 선택은 무엇인가?

“나” 혹은 “다”를 선택한 사람들은, 축하드린다. 크게 흥하던지 크게 망한다. 이 M&A가 첫번째 딜이라면 70~80% 확률로 말아먹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선택들을 물어보면 대부분 “다” 혹은 “나”를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가”는 지루하고 재미없고 전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가”의 사업이 제조업이 아니고 에너지 공급, 인프라, 과일 유통 등 뭔가 라이선스가 연계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고, 물려주기 딱 좋은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면 갑자기 솔깃해진다. 가격이 두세배로 뛴다.

여기서 주목할 만 한 점은, (1) 사람들은 본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섹시함을 인수에도 적용한다는 점, (2) 벨류에이션에 대한 기준이 극도로 주관적이기 때문에 어떻게 포장하냐에 따라 너무 많이 바뀔수 있다는 점이다.

자, 이런 당연하고도 미스테리한 오류들을 활용하여 우리의 회사를 어떻게 팔아먹을 수 있는지 적용해 보자.

옵션 1. 회사를 통으로 팔기

회사로 통으로 팔아 버리는 거는 사실 제일 간단하다. 매각 대상에 경영진도 포함 되어 있어서 이 회사를 사는 사람이 바로 당장 경영 하지 않아도 되고, 필요한 인허가나 거래처도 다 구축 되어 있다. 덤으로 노조도 같이 드린다.

회사 자체의 전망이 나쁘지 않고, 창업주가 떠나도 회사를 경영 할 만한 적당한 수준의 경진이 구축 되어 있다면, 그리고 죽었다 깨어나도 거래처들이 이 회사와 거래를 지속 할 만한 이유가 있다면, 통매각이 제일 좋다. 노조도 같이 넘기고, 회사의 잠재적인 우발부채에서도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

이렇게 통으로 팔 수 있다면 그래도 행운이다.

매각자문사를 정하고, 실제로 회사에 자산은 얼마가 있는지, 사업 계획은 어떤지, 인허가는 맞게 받아두었는지, 진짜로 우발부채는 없는지 회계 법인 그리고 법무법인을 미리 고용하고 스스로 먼저 실사를 해 본다. 그리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IM을 만들고, 자문사로 하여금 잠재 인수 자를 태핑 하고 매각을 진행 하면 된다.

자문 비용을 아까워 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아, 쏘리, 거의 100% 인데), 좋은 자문사라면, 안 팔릴 만한 회사를 팔아주고, 팔릴 만한 회사는 5% 10% 더 받아 준다. 이걸로 수수료를 내면 된다.

근데, 법무 비용, 세무 자문 비용을 어설프게 아끼면 매각 후 감방 혹은 세금 폭탄이 기다릴 수도 있으니 기왕이면 통크게 가시는걸 권한다. 보통 매각은 계획부터 종결까지 1~2년 정도 걸리니, 미리 느긋하게 생각하시라.

참 쉽죵?

자, 지금부터는 난이도를 좀 높혀보자.

옵션 2. 사업부 분할 매각

상당수의 경우, 회사를 팔 만한 상황이 못 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를 정리 하고 나서도 "회장님"이 매일 출근 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작은 이유 때문에 자존심 센 아버지가 아들한테 회사를 팔자는 얘기를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쩌구 회장님"하면서 대접도 받아야 되고, 기사 딸린 차를 타고, 회사 카드로 골프도 쳐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에 사돈의 팔촌 진척 동생까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아니 이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있다면, 지분이 없는 이 친척들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마음이 약한 우리 회장님들은 회사를 통으로 팔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방법이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자산 혹은 사업부만 뜯어서 파는 것이다. 자산을 팔때는, 물려받고 싶은 2세가 이미 회사에 지분이 좀 있고, 50%가 넘는 배당세와 의료보험료 등등을 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가능하다. (물론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는데 막상 그 청구서를 받으면 상상보더 더 마음이 아프다)

당장 팔아서 현금화 할 수 있는 잉여 자산 (땅이나 건물, 창고, 개발권, 인허가권, 투자 자산 등)이 없는 경우 (즉, 대다수의 경우) “사업부”를 팔아야 하는데, 이 때는 어떤 사업을 팔아야 하는가가 중요한 질문이 되겠다. 그 중 제일 중요한 원칙은 “팔릴만한 사업을 팔아야” 한다.

종종 아무도 원하지 않아 적자사업을 본전 생각해서 앞으로 턴어라운드를 잘하면 몇천억짜리 사업이 될 테니 나한테 천억만 내봐봐 이런 양반들이 계신데, 그 사업을 사와서 천억짜리로 만든 사람이 업사이드를 먹어야지 지금 파는 사업 자체가 그렇지 못하면 놀부심보에 불과하다. 즉, 똥 주면 똥 받는다.

Case 1. “가”형 사업

이 때, 제일 먼저 팔 수 있는 사업이 바로 앞서 이야기한 “가”형 사업이다. 즉, 꾸준하고 안정적이고 변동성이 비교적 적은 사업. 그리고 외부에서 경영진을 쉽게 구할 수 있고, 2-3년 뒤의 미래를 누구나 보편타당하게 예측 할 수 있는 사업.

이런 사업을 비교적 제값을 받고 팔려면 좋은 자문사를 찾아야 하는데, 이 고리타분한 사업을 인수하게 되면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되거나, 증설 대신 인수를 통해 미래의 투자금액을 줄일 수 있거나, 잉여 자산 (창고나 사무동 등등)을 다른 목적으로 개발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자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사업부 분할을 통한 매각은 특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상당한 기간동안 다음의 세부 사항들을 미리 고려해야 한다.

· 인허가 관련: 분할 된 사업부의 인허가, 브랜드 사용 가능성, 전기/수처리/폐기물 처리 등 관련 인프라 분할 가능성 등
· 사람 관련: 노조 분리 가능 여부, 중복 역할을 하고 있는 핵심인력 잔류 가능성, 위로금/퇴직급여충당금 이슈 등
· 금융 거래 관련: 사업부별 부채 분할 가능성, 상거래 채권자의 동의 여부, 매출채권 회수 가능성 (분할 후에도 꼭 매출채권 입금을 엉뚱한 회사로 하는 거래처가 있다!!!), 세금 환급금 귀속 주체 등
· 분할 구조에 따른 세금 관련: 사업부 매각 대금이 어떻게 주주단으로 올라갈지에 대한 사전 세무 검토 등 (인적 분할 vs 물적 분할)

사업부를 매각할 때 특히 노조와 인허가 이슈가 종종 발목을 잡게 때문에 이를 의한 충분한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사업부 분할은 의외로 하면 다양한 장점이 많이있는 구조지만 (왜냐면 팔아도 남는 회사가 있으니, 뭔가 경영은 더 할 수 있고, 상장보다 더 확실하게 현찰이 들어온다!), 미리 해본 전문가 인수자만이 할수 있다 (ㅋㅋ 우리 어펄마 처럼).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앞서 말한 인허가, 사람 이슈 등을 단기간 내에 (3-6개월 이내) 해결할 자신이 있는 인수자만이 이런 딜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거래상대방을 잘 찍어야 한다.

Case 2. “나”형 사업

이건 또 한단계 더 난이도가 높은 매각 건이다. 실제로 전망은 좋아보이는데, 돈은 더 들어가야하고, 투자를 안하면 까먹지는 않으나 계륵이 되는 사업. 그러면서도 나름 상당히 비싸보일 수도 있는 사업. 특히 최근 2차전지 사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불타오르면서 양극제 음극제 돔박 케이스 전해질 대체제 포장용기 검사기기 제조설비 폐기설비 재활용 설비 재재활용 어쩌구의 팔촌까지 온갖 사업들이 나오고 있는데, 대부분 전통 화학 제조업, 전력/에너지 기업, 혹은 기계 설비 기업, 반도체 공정 설비/후공정 기업, 그리고 자동차 부품 기업들의 신사업으로서 여기저기서 자라나고 있어서 필자도 그 깊이와 숫자를 가늠하기 힘들다.

이런 새싹들을 보면, 다행히 매출 혹은 수주잔고가 있고, 작게나마 이익을 내고 있으면 요즘 같은 시장에 여기저기 자문사들이 붙어서 상장을 하자고 졸라댈 것이고, 이렇게 상장의 길로 가면서 전문 경영진들을 유치하고, 또 상장의 댓가를 핵심 인재와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옵션이다.

그럼에도 이걸 팔겠다는 결정을 한다는 것은 창업주의 마음 속에 (1) 상장할 수 있는 회사 혹은 사업부로 까지 키우는데 상당의 불확실성과 추가 투자 (현금!)이 필요하다는 두려움, (2) 그걸 나 혼자 할 자신이 솔직히 말해 없거나 열정이 (그리고 더 중요한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걱정이 있다는 의미다.

그럼 이런 ‘가능성이 있는데 지금은 아직 새싹인 사업부’는 어떻게 팔아먹나?

제일 간단한 방법은, 필요한 자금을 투자자 (즉, 성장형 사모펀드나 벤쳐캐피탈) 혹은 관심 있는 잠재적 동업자를 찾아 투자를 받아 확장을 하고, 매출과 이익이 좀 올라오면 매각을 하던지 IPO를 해보는 것이다.

여기서도 적절한 자문사의 활약이 중요한데, (a) 경영권 인수를 고집하는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구주 매각이 포함된 투자 유치를 진행할 지, 아님 좀 말랑말랑한 성장형 투자를 하는 기관 중에서 이 섹터를 잘 이해하거나 해 본적이 있는 투자자를 찾을지 결정을 먼저 하고, (b) 투자를 유치하는 조건에서 어느 수준까지 창업주가 ‘책임’을 져 줄지에 대한 협상도 찰지게 리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솔직히 조건부 매각이 제일 현실적이다.

투자 유치에 1년, 어색하지만 필요한 동거 기간에 4-5년 정도 쓰는 동안, 창업주와 2세 사이의 감정 및 지분정리를 할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고, 그 사이 창업주가 떠나더라도 남아있을만한 경영진을 키워볼 여유도 생긴다. 다만, 여기서도, 성장 자금을 제공한 기관은 경영권 없는 투자를 하였기 떄문에 벨류에이션에 대한 할인을 요구할 것이고, 최대주주는 반대로 팔기로 약속까지 했으니 최대한 첫딜에 뽕을 뽑고 싶은 욕망이 솟을 텐데, 이건 딱 잘라 이야기 하면 과욕이다. 이 때문에 벨류에이션과 ‘창업주가 당초 약속한 미래가 오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안전장치를 서로 나누고 중간에서 만나는 경우가 합리적이다. 즉, 어느 정도 수익을 보장해 줄 각오를 해야한다.

Case 3: “다”형 사업

마지막으로 “다”형 사업에 대해 얘기해 보자. 이게 사실 파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제일 억울한 케이스다.

돈도 잘 벌고 성장도 잘하고 나름 핫한 사업이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이걸 받아가는 사람은 이걸 계속해서 잘할 자신이 없을 수 있다. 상당히 많은 경우, ‘뜨고 있는’ B2C 제품에서 이런 현상들이 발견되는데, 종종 B2B 제품 중에서도 독특한 IP를 기반으로 마켓 쉐어를 60 % 이상 가지고 있으면서 아주 니치 마켓에서 제품을 공급하는 경우에 이런 억울함을 겪곤 한다.

그러나 인수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사업의 성장에 창업자의 인사이트가 아주 많이 작용하는 사업 모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유행의 파도가 높을수록 그 Fad가 꺼졌을 때의 골도 깊은 법. 이러한 궁극의 스토리를 이해하는 투자자들 일수록 오픈발에 대한 두려움은 크다.

그렇지만 파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자기가 하면 앞으로 몇 년은 더 연 20-30% 씩은 쑥쑥 키울 수 있을 것처럼 보이고, 또 그 다음 세대 모델 그 다음 아이템을 이미 생각해 두었다고 믿는 시점에서 (대부분 물어보면 자기 머리 속에 다~ 있다고 이야기 한다!! 놀랍게도!!!) 이런 사업들을 (자기 기준에는) 헐값에 내주기도 굉장히 힘든 일이다. 특히 여러 개의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그 중에 하나만 똑 내어 판다면 브랜드 마케팅, 연구 개발, 생산, 유통 등 다양한 공통 기능 중에 제한적인 부분만 뜯어 팔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뜨는 사업/브랜드/제품만 잘라서 비싸게 파는 것은, 하고는 싶지만 하기는 아주 힘든 미션이 된다.

그러면 왜 이런 사업부를 파냐라고 물어보실 수도 있는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렇게 창업을 한 창업주의 나이가 너무 많거나 물려 받을 2세들이 박사님이나 의사님이나 교수님이라서 모들 걸 다 놓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남이 (미안하지만 내가아님 다 남이다 그렇지 않은가) 만들어둔 걸 맡아서 한다는게 쉽지않기 때문이다. 또 창업주가 매일 같이 출근하는 상황이라면, 사사건건 감놔라 배놔라하는 누구에게는 잔소리, 누구에게는 가업 승계로 인해 주는자와 받는 자 모두에게 스트레스의 레벨 칵도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1) 업자에게 팔기:
하나는 거의 동일한 사업을 하고 있는 업계 내에서 경쟁자를 찾아서 내가 키운 브랜드 제품 기술을 넘기고 대신 독점의 대가로 비싼 돈을 뜯어내는 거다. 여기서의 맹점은 실사 과정에서 내가 가진 기술과 약점 그리고 제일 중요한 핵심인력들의 면면이 다 까발리시는 거다. 결국 이런 경우, 실상은 끝까지 끌고 나가기 굉장히 힘든데, 상호 간에 신뢰가 부족한데 기인한다.

(2) 얌전한 FI에게 팔기: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은, 창업주의 비전을 어느 정도 동의하면서도 당장에 대한 경영에 대한 욕심은 없는 좀 수동적인 투자자를 찾는 거다. 이런 경우, 투자되어 있는 기간 동안 지속해서 창업주가 사업을 경영해주기를 조건으로 내거는 경우가 많다. 즉, 팔긴 판거 같은데 경영은 계속해야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거다. 대신 이런 기간 동안 사업부는 독립된 회사의 모습을 갖추는데 집중 할 수 있고, 창업주 머릿 속에 있다는 신비한 투자 계획을 한 단계 더 구체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는 어느 정도 안전 장치를 걸어 둘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제일 애매한 점은, 첫딜에 창업주의 구주 매출 (지분 매각)에 대한 규모가 극히 제한 될 수 밖에 없고, 결국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욕심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는데에 있다. 통상 사모펀드의 투자 기간이 5년 정도 되니까 5년 정도 창업 후에 경영권을 대놓고 팔 때 가격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대한 포인트다. 따라서, 최초 투자를 유치할 때 창업주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기대감 (즉 경영권은 언젠가는 팔 테니 지금 내 지분을 넘기거나 투자를 받을 때도 그걸 인정해 달라는 욕심) 대비, 투자자의 경우 까놓고 이야기 해서 돈은 먼저 챙기고 경영은 계속 하시니 꿀 아니시냐, 경영을 안하는데 무슨 경영권 프리미엄이냐 사이에서의 줄다리기가 불가피 하다.

이럴 때, 필자의 조언은? 간단하다. 욕심을 버리셔라. 아까우면 혼자 더 키워서 ‘가’형 사업으로 만들어 팔면 된다. 이런 구조에서 1차 거래의 구주 매출 규모는 세금 납부 후 2세가 상속세를 지급할 수 있을 정도의 현금 + 창업주의 은퇴 플랜을 위한 부동산 구매 자금 정도가 적정하다. 물론 2세한테 뭔가 남겨준다는 전제하에서.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사업부를 매각하더라도 여전히 회사는 남아 있다!

내꺼는 늘 아깝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꺼가 남한테도 아까울지는 까봐야 안다. 욕심은 조금 내려두고, 우리 새싹 2세들의 의견에 귀기울여 보자. 젊은 혈기의 2세들도 성급한 마음을 좀 접고 열린 가슴으로 우리 고생한 엄마 아빠들 창업주들을 이해해 보자. 당장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게 인생이다. 그리고, 그간 고생한 경영진들, 그리고 앞으로 같이 고생할 투자자들도 같이 품어서 가자. 그런게 쌓이면 명성이 되고, 새로운 인생 2막, 인생 3막에 과감히 투자를 해줄 든든한 원군이 될수도 있다. 뭐 그것도 아니면, 싹파셔라. 그리고 필자랑 같이 LA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언제든 콜이다 여러분!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