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되자…각광받는 AAA등급 기업들 [美 신용등급 강등]

입력 2023-08-03 08:48   수정 2023-09-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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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존슨앤드존슨(J&J) 등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두 기업의 신용등급이 미국 정부보다 높아서다. 안전자산에 투자하길 원하는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각하고 두 기업의 회사채를 매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티그룹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볼 기업으로 MS와 J&J를 꼽았다. 두 기업의 신용등급이 미국 정부를 웃돌고 있어서다. 피치는 전날 미국의 신용등급은 종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재정위기가 반복되며 신뢰도가 추락했다는 이유에서다.

리처드 조게브 시티그룹 자본시장책임자는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소수의 기업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며 "2012년 유럽 국가 위기 때처럼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에서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의 회사채를 대량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탠더드&푸어스(S&P),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는 2012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주요 9개국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한 바 있다. 그리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가 재정난을 겪어서다. 당시 기관투자가들은 이들 국가의 국채를 대량 매각한 뒤 신용등급이 높은 소수 기업 회사채로 자금을 피난시킨 바 있다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신용등급이 AAA인 기업은 MS와 J&J 단 두 곳뿐이다. 피치가 책정한 미국의 신용등급(AA+)보다 높다. 안전성이 국채보다 높은 덕에 회사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주장이다.



두 기업의 신용등급이 높은 이유는 수익 구조가 견고해서다. J&J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69억 7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7.72% 상승했다. 생활용품 시장에서의 높은 점유율 덕에 소비가 둔화해도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에선 J&J의 수익이 2027년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S는 올 상반기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를 독점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38%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가량 불어났다. 회사채 이자율도 감소했다. 2009년 발행한 7억 5000만달러 규모의 회사채 이자율은 연 5.2%에 달했다. 올해 이 회사채 이자율은 연 4.3%로 떨어졌다. 이자 비용이 줄어들면 수익성은 더 개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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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업을 비롯해 미국과 동일한 신용등급(AA+)과 비슷한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국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신용스프레드는 회사채 금리에서 국채 금리를 뺀 값이다. S&P에 따르면 AA+로 책정된 기업은 알파벳, 애플 등 두 곳이다. 한 단계 아래인 AA 등급을 받은 기업으로는 아마존, 버크셔 해서웨이, 월마트 등이 꼽힌다.



조게브 책임자는 "다만 미 국채와 비슷한 수준의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기업은 극소수다"라며 "국채를 대체할만한 회사채가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줄도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투기 등급(정크본드)으로 분류된 기업의 차입비용이 증가해서다. 이들 기업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이자 비용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S&P500 지수에서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디쉬 네트워크(CCC+)의 회사채 이자율은 2014년 연 5.875%에서 올해 연 19.99%로 치솟았다.

조게브 책임자는 "정부의 재정 상태가 건전하지 않으면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는 부실기업에 먼저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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