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가는 길 장봤다가…30대 부부 '깜짝' 놀란 이유

입력 2023-08-03 21:00   수정 2023-08-04 03:16

경기 분당에 사는 30대 서유진 씨 부부는 지난 주말 두 아이와 여름 캠핑을 가기 위해 마트를 찾았다. 계산을 마친 서 씨는 영수증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4인 가족이 먹을 삼겹살 한 근(600g)에 상추, 깻잎, 김치 등을 곁들이고 수박 한 통, 과자, 맥주, 음료수, 생수 등을 담았더니 20만원을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그는 “주말에 1박2일 놀러 가는데 기름값(주유비), 식료품비, 캠핑 장비 대여비까지 합쳐 최소 50만원은 든다”고 했다.

장마철 집중호우에 이어 본격적 폭염이 시작되면서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닭고기와 돼지고기, 채소류 등 신선식품 가격이 연일 오르고 있다. 공산품도 마찬가지다. 생수, 아이스크림, 맥주 등 피서철에 수요가 늘어나는 주요 품목도 이미 가격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폭염 예고…채소·과일류 계속 오를 듯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적상추 4㎏ 평균 도매가격은 6만3700원으로 한 달 전(2만6160원)보다 143% 치솟았다. 시금치(4㎏)와 미나리(7.5㎏) 가격도 각각 126%, 129% 뛰었다. 제철 과일인 수박과 참외도 각각 68%와 84%씩 올랐다. 작년에 1만8000원가량 하던 수박 한 통이 올해는 3만원을 넘었다.

육류 가격도 만만찮다. 지난달 축산물품질평가원 기준 닭고기의 전년 대비 가격 상승률은 각각 12%(소매가격 기준)에 달했다.


신선식품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날씨 탓. 이달 초부터 잇따른 폭우로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시설채소가 침수되는 등 농작물 피해가 컸다. 여기에 휴가철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중도매인들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록적 폭염에 태풍 피해 가능성이 있는 데다 휴가철과 추석 연휴 등 농산물 가격 인상 요인이 남아 있어 물가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8~9월까진 채소 등 신선식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년에도 장마 이후 뙤약볕이 내리쬐면서 6월 10kg당 1만24원이던 배추(상품) 도매가격이 9월 3만2343원으로 223% 뛰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이후 낸 자료를 통해 "8~9월에는 기상여건·추석 등 계절적 요인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빙수업계도 잇따라 가격 인상 대열에
이른 더위로 여름철에 수요가 늘어나는 생수, 아이스크림, 맥주 등 일부 공산품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롯데 아이시스 500mL 생수의 편의점 가격은 1년 전 950원에서 1100원으로 15% 올랐다. 생수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인 제주삼다수 출고가도 5년 만에 올라 평균 9.8% 인상됐다. 코카콜라 캔커피 제품이나 스크류바, 메로나, 바밤바 등 아이스크림과 음료수 공급가도 25%까지 올랐다. 배스킨라빈스는 오는 4일부터 115mL 싱글레귤로 사이즈 가격을 3500원에서 3900원으로 약 11% 올릴 예정이다.


‘폭염 특수’를 기대하는 빙수업계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빙수 전문 브랜드인 설빙은 올해부터 제품별로 가격을 600~1000원 올리는 등 평균 8% 인상했다.

베이커리 카페 아티제는 ‘생망고빙수’ 가격을 1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3000원 더 올려 받고 있다. 이디야도 애플망고빙수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서울 주요 특급호텔들도 가격을 줄줄이 올려 간판 디저트 메뉴인 애플망고 빙수는 7만~12만원대에 형성됐다. 서울 포시즌스호텔은 대표 메뉴인 ‘제주 애플망고 가든 빙수’ 판매 가격을 12만6000원에 책정했다. 지난해(9만6000원)보다 31.3% 껑충 뛰었다. 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18.1% 오른 9만8000원에 판매한다. 롯데호텔의 페닌슐라 라운지에서 파는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작년보다 4.5% 오른 9만2000원. 웨스틴조선 서울도 애플망고 빙수를 지난해보다 8.3% 비싼 7만8000원에 판매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생산단가가 오르면서 공산품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되는 6월 말부터 생수와 각종 음료수, 아이스크림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7~8월쯤 되면 최고치에 달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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